코치 이병규의 당찬 포부 “선수가 먼저 다가올 수 있게 되기를”

입력 2017-11-1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은퇴 1년 만에 다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은 이병규 코치가 13일 잠실구장에서 “눈높이를 낮추고 선수들이 먼저 다가올 수 있는 코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1년간의 해설위원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LG로 복귀한 이병규(43) 신임 코치는 13일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로 출근해 육성군의 어린 후배들과 만났다. 오후에는 잠실구장으로 이동해 취재진 앞에 섰다. 다시 정든 유니폼을 입고, 익숙한 곳으로 돌아와서인지 표정은 몹시 밝았다.

“빨리 (LG) 유니폼을 입고 싶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기분이 좋다”고 운을 뗀 그는 곧이어 구체적으로 자신이 그리는 지도자상을 얘기했다. 핵심은 ‘선수들이 먼저 다가올 수 있는 코치’였다. 코치는 ‘지원자’, ‘도우미’로 족하다는 얘기였다.

이 코치는 “일본에서 생활할 때(주니치·2007~2009년)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스스로 찾아서 하는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코치가 먼저 다가가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고 하면 안 된다. 타격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선수 스스로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에게 이 같은 생각을 심어준 인물은 2014년부터 고양 원더스와 kt에서 국내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한 이시미네 가즈히코(56) 코치다.

LG 이병규 코치. 사진제공|LG 트윈스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선 “어린 친구들한테는 좀 거칠게 얘기할 수도 있는데, ‘당신들이 왜 여기에 왔고, 왜 야구를 하는지’를 많이 일깨워주고 싶다.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얘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후배 선수들에게 기술적 조언을 넘어 심적 성장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이어 “내 눈높이로 맞추면 안 되고,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더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 처음 출근해서 더 낮춰야 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신임 류중일(54) 감독을 보좌하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코치는 “감독님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 아무래도 처음 (LG에) 오셨으니까, 나를 (코치로) 부르면 선수들이랑 좀더 친하게 지내지 않을까 생각하신 것 같다. (일본 고치에서 마무리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류 감독과 전화통화로 인사했을 때) ‘LG가 앞으로 더 큰 팀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씀 하시더라”고 털어놓았다.

이 코치는 ‘프런트 야구’ 학습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솔직히 현장보다 프런트를 더 배우고 싶었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프런트가 선수를 육성하고 팀 전력을 강화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프런트 업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LG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은 기본이었다. 그는 “다른 구단에서 코치 제의가 왔으면 안 갔다. 나중에 끝나는 곳은 어디일지 모르겠지만, 시작을 LG에서 했으니까(코치도 LG에서 시작했으면 했다)”라며 레전드다운 일성을 토해냈다.

잠실 |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