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알짜 ‘FA’ 해커와 보우덴의 행선지는?

입력 2017-11-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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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보우덴(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근 3시즌 동안 504이닝을 던져 총 44승을 올리고, 매년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만 34세 투수가 보상선수가 필요 없는 프리에이전트(FA)로 시장에 나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10개팀 모두 달려들어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칠만한 카드다. 유일한 걸림돌은 팀당 2명밖에 보유할 수 없는 외국인투수라는 점이다.

주인공은 최근 NC와 결별한 에릭 해커다. NC는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27세 젊은 투수 로건 베렛을 영입하며 2013년 팀의 1군 데뷔시즌부터 함께한 해커와 결별했다. 그러면서 보류권까지 풀었다. 9개 구단 모두 원한다면 해커를 선택할 수 있다. 올 시즌 총액 100만 달러를 받았지만 “내년 시즌에도 꼭 KBO에서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그 보다 낮은 액수로 영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커는 KBO에서 5시즌 동안 856이닝을 던져 단 208개의 볼넷만을 허용했다. 스트라이크존이 매우 좁은 타고투저 시대를 관통하며 세운 기록이다. 올해 발목 부상 속에서도 160.1이닝을 던졌다. 내년 35세가 되지만 정교한 제구와 예리한 변화구로 승부하는 스타일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최근 외국인 투수를 확정하지 않은 2~3개 팀들이 해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배경은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투수라는 점이다.

두산이 사실상 결별을 확정한 마이클 보우덴(31)도 숨은 ‘FA’다.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리며 3승5패 방어율 4.64에 그쳤지만 지난해 18승을 올린 투수다. 건강하다면 180이닝을 3점대 방어율로 지킬 수 있다. 특히 매우 성실하며 팀에 융화력이 뛰어나다는 보이지 않는 강점도 있다.

최근 외국인 투수 시장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40인 로스터에 속해있는 자원의 경우 막대한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베테랑 외국인 투수들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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