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KGC 오세근보다 두려운 ‘건강한’ KCC 하승진

입력 2018-03-15 2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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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 스포츠동아DB

세계 농구 추세가 스몰라인업이라고 하지만 한국농구는 여전히 ‘센터 놀음’이라는 말이 통한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PO)에서 센터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확률 높은 득점과 리바운드 장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33·221㎝)을 보유한 전주 KCC는 확실한 무기를 가졌다. 하승진은 2008~2009시즌 데뷔 이후 늘 부상 위험을 안고 다녔다.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보낸 시즌이 더 많았다. 하지만 2017~2018시즌은 달랐다.

하승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54경기를 모두 출전하며 평균 9.7점·8.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 전태풍은 “하승진이 건강하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하승진이 시즌 내내 건강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KCC는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전태풍의 말처럼 ‘건강한’ 하승진은 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안양 KGC의 센터 오세근(31)보다 위협적인 존재였다. KCC를 제외한 PO에 나서는 5팀 모두 오세근보다 건강한 하승진을 더 경계했다.

하승진과 오세근을 도무 상대해본 원주 DB 김주성(39)은 “힘과 기술이 좋은 오세근도 막기 힘든 선수지만, 하승진이 워낙 키가 크다 보니 수비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세근 조차도 “(하)승진이 형은 나도 막기가 힘들다. 보통 신체조건에서 10㎝, 10㎏이상 차이가 나면 핸디캡이 생기는데 승진이 형은 그보다 더 큰 차이가 나지 않나. (김주성의 말에) 동의 한다”고 말했다. KGC 김승기(47) 감독이 정규리그 6라운드 도중 “PO에서 KCC만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이유도 하승진의 존재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3위 KCC는 인천 전자랜드(6위)와 6강 PO(5전 3승제)를 시작으로 우승 레이스에 돌입한다. 하승진은 “정규리그 막판 3위로 밀려 6강 PO부터 치르게 됐지만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는 더 좋다고 본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챔피언 등극에 욕심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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