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영웅’ 신의현의 금빛 메시지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입력 2018-03-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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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계패럴림픽 한국 사상 첫 金…신의현이 세상에 전한 진심

크로스컨트리 15km 銅 이어 7.5km 금메달
“국민들께 애국가 약속 지키게 돼 기뻐” 감격
베이징 바이애슬론·도쿄 핸드사이클 도전장


“이거 아니면 죽는다. 낭떠러지에 선 느낌, 전쟁터에 나온 심정이었다. 마지막까지 죽을힘을 다했다.”

18일 믹스트존에 선 신의현(37·창성건설)의 얼굴은 밝았다. 신의현은 이날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벌어진 크로스컨트리 4×2.5km 오픈릴레이에 이정민, 권상현과 출전해 24분55초7의 기록으로 12개국 중 8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에 무려 7개 종목에 출전했다. 단 한 종목도 완주하지 못한 종목이 없었다. 바이애슬론 7.5km·12.5km·15km, 크로스컨트리 7.5km·1.1km 스프린트·15km·4×2.5 km 오픈릴레이. 신의현이 달린 거리는 총 63.3 km에 달한다. 신의현은 7개 종목 중 두개 종목에서 한국에 메달을 안겼다.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금메달, 15k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원동력은 ‘전쟁터에 나온 심경’에서 솟구친 ‘마지막까지 죽을 힘’이었다.

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은 17일 오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의 기록으로 한국 동계패럴림픽 출전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신의현은 앞서 11일 크로스컨트리 15km 종목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신의현의 금·동메달과 장애인아이스하키 동메달로 1992년 알베르빌 동계패럴림픽 첫 출전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신의현은 “동메달을 땄을 때 ‘국민들께 애국가를 들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무척 기쁘다”며 “실은 약속을 해놓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비겁한 사람이 될까봐”라고 했다. 그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였다.

신의현은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실의에 빠져 지내다 장애인 스포츠를 시작한 신의현은 휠체어농구, 아이스하키, 사이클을 거쳐 2015년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노르딕스키선수로 급부상했다.

신의현에게는 두둑한 포상금이 주어진다. 배동현(35·창성건설 대표) 단장이 개막 전 약속한 대로 1억3000만원이 확보된 상태.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 포상금 8800만원(금 6300만원·동 2500만원)이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구기금까지 합치면 2억원이 훌쩍 넘는다.

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제 신의현의 눈은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을 향하고 있다. “사격훈련을 강화해 바이애슬론 종목까지 노려보고 싶다. 그 전에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는 핸드사이클로 출전해 보고 싶다”며 철인다운 승부욕을 내비쳤다.

신의현은 마지막으로 자신과 같은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장애인 스포츠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충분히 하실 수 있다. 내가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장애를 가지신 분, 지금 사고를 당해 병원에 계신 분들 모두 나를 보면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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