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최원태. 스포츠동아DB
18일 고척에서 열린 NC와 넥센의 경기는 8회 1사까지 0-0의 팽팽한 투수전 그리고 퍼펙트게임 도전까지, 투수전이 선물하는 짜릿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넥센 선발 최원태(31)는 8회 1사까지 단 한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행진을 이어갔다. 시속 140㎞의 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파고들며 8개의 삼진을 잡았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제구가 완벽했다.
퍼펙트게임까지 아웃카운트가 단 5개 남은 상황, 특히 투구수가 단 74개뿐이었다. 8회초 1사 때 대상포진 초기 증상으로 빠진 박석민을 대신해 선발 출장한 NC 5번 최준석이 타석에 섰다. 앞선 두 타석은 모두 삼진이었다. 그러나 베테랑 타자는 노련했다. 초구 커브에 헛스윙 했지만 2구 투심 패스트볼, 다시 3구 투심 패스트볼을 잘 참았다. 그리고 이날 최원태가 던진 78구, 또 한번 가장 자신 있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최준석은 살짝 높게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고 기술적으로 밀어 쳤다. 이정후는 최선을 다했지만 펜스 앞에서 공은 2루타가 됐다.
대기록이 깨진 직후 최원태는 모창민에게 안타, 그리고 노진혁의 절묘한 스퀴즈 번트로 1점을 내줬다. 수비 도중 넘어지기도 했지만 2안타 1실점 8삼진으로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NC는 선발 정수민이 8이닝 2안타 8삼진으로 최원태와 맞섰고 8회 결정적 결승점을 올리며 1-0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원태는 시즌 3번째 패전(2승) 멍에를 썼지만, 야구팬들에게 흥미진진한 퍼펙트게임 도전을 통해 큰 선물을 안겼다. 승자보다도 더 빛난 패자였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