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꾸준한 투자 농구단 지원하며 발전 도모
1년에 2차례 해외연수 등 선수 육성 전폭 지원
서울 SK가 18년 만에 남자프로농구 챔피언 트로피를 되찾았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6차전에서 원주 DB를 80-77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의 결실이다.
1999~2000시즌 챔피언에 오른 SK는 매 시즌마다 좋은 팀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우승트로피를 다시 가져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012~2013시즌 이후 다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는데도 5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지속적으로 농구단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좋은 전력을 유지해왔고, 결국 큰 꿈을 이뤘다.
SK 최태원 회장은 DB와의 챔프 6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직접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그동안 프로농구장은 잘 찾지 못했다. 최 회장이 농구단의 경기를 직접 찾은 것은 SK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2000시즌 이후 18년 만이었다. 최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이번 SK의 우승은 의미가 컸다.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는 평준화를 지향하는 KBL에서도 대표적인 ‘큰 손’으로 꼽히는 구단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리그를 대표하는 굵직한 선수들을 꾸준하게 영입하면서 늘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을 꾸렸다. 외국인선수 자유계약제도가 시행됐을 때도 유럽 상위 리그,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등 기량이 빼어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SK는 어느 순간 투자의 방향을 바꿨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FA선수를 영입하기보다 이 금액을 기존 선수들의 육성과 발전에 쏟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미국으로의 단기 연수였다. SK는 최근 9년간 변함없이 미국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7년 전부터는 아예 미국으로 1년에 두 차례씩 단기 연수를 다녀오고 있다. 시즌이 종료된 직후인 4~5월 선수들을 데리고 약 4주간의 스킬 트레이닝을 떠난다. 9월에는 팀 전지훈련과 스틸 트레이닝을 겸해 다시 한번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전지훈련 등 선수단의 해외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팀에 비해 많이 필요한 편이다. 최소 몇 천 만원은 더 쓰고 있다. 이러한 투자의 결실이 최근 3~4년간 빛을 내고 있다.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김선형(30)은 프로에 데뷔한 이후 꾸준하게 미국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받았고, 토종 가드 중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챔프전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식스맨 최원혁(26)과 이현석(26)도 3~4년간 미국에서 훈련했던 효과를 누린 선수들이다. SK는 관계자는 “스킬 트레이닝이라는 게 단기간에 성과로 나타나지 않더라. 미국에서 배운 것을 실제 경기에서 제대로 선보이려면 최소 2~3년은 걸리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꾸준하게 지원했던 부분들이 성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해서라면 다른 종목의 훈련방법을 배우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여름 비 시즌에 SK는 그룹 내 핸드볼 팀 코치를 초청해 선수들에게 사이드 스텝 훈련을 시켰다. 수비의 기초가 사이드 스텝인 것은 핸드볼과 농구가 같다. 종목의 특성상 핸드볼 선수들은 농구선수들보다 사이드 스텝을 더 해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 핸드볼 코치를 초청해 농구선수들을 훈련시켰던 부분도 수비력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SK의 우승은 문경은 감독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힘과 그룹의 과감한 투자, 그리고 프런트의 전략적 선택이 만들어낸 값진 열매였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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