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진욱. 사진제공|한화이글스
한화 한용덕 감독은 프로야구에 ‘밀레니엄 시대’를 활짝 연 김진욱(18)에게 단 하나, 배짱만을 바랐다. 김진욱은 이에 부응했다.
한화는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3-4로 패했다. 그러나 소득은 분명했다. 2000년생 한화 선발투수 김진욱은 2이닝 동안 안타 3개, 4사구 3개를 내줬지만 삼진 1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버텨냈다. 김진욱의 선발등판으로 KBO리그에도 처음으로 ‘2000년생(生) 선발투수’가 탄생했다.
누구에게나 프로 첫 선발등판은 긴장될 수밖에 없다. 하물며 만 18세 소년은 오죽할까. 경기 전 한 감독은 “아마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프로 첫 선발등판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초구를 던지고, 안타 하나 맞아야 비로소 실감날 것이다”고 점쳤다. 한 감독은 “난 빠른공만 던질 줄 알던 투수였다. (김)진욱이는 변화구도 다양하다. 나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배짱 있게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진욱은 1회 첫 두 타자를 손쉽게 처리했다. 2사 후 손아섭과 이대호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았지만 사직구장 1루 측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의 ‘마!’ 견제 구호에도 기죽지 않고 주자를 묶었다. 김진욱은 이병규를 뜬공 처리하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3루수 실책과 연이은 몸 맞는 공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적극적인 몸쪽 승부가 화를 부르는 듯했지만, 전준우와 번즈를 차례로 뜬공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김진욱은 3회 손아섭에게 안타, 이대호에게 몸 맞는 공을 내줬다. 그러자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구원투수 장민재가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김진욱은 승패 없이 첫 선발등판을 마쳤다.
조기 강판은 그의 투구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 아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 전부터 “교체 시점을 일찍 잡을 생각이다”고 미리 밝혔다. 김진욱의 최고구속 144㎞의 패스트볼 30개는 타자들의 몸쪽을 예리하게 공략했다. 한 감독이 바라던 배짱만큼은 확실히 보였다. ‘밀레니엄’ 김진욱이 또 한번 선발 마운드에 오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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