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막내’ 이정후, 기록 브레이커 가도에 들어섰다

입력 2018-09-04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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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정후.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성공적인 태극마크 수여식이었다. 야구대표팀의 ‘황금막내’는 그렇게 태어났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20)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자신의 성인대표팀 데뷔 무대인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붙박이 리드오프로 거듭나며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아로새겼다. 생년월일을 꼼꼼히 따져 봐도 대표팀 내 가장 어린 이정후는 방망이와 두 발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대회 우승까지 6경기에 모두 출장해 팀 최다인 10안타를 생산한 이정후의 첫 성과는 단순히 타율 0.417의 호성적에 그치지 않는다.

값진 선물도 함께 받아 돌아왔다.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면제 혜택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2년의 시간을 비축했다. 1번 타순을 맡고도 나란히 팀 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7타점 6득점으로 활약했다. KBO리그에서 별다른 2년차 징크스 없이 당당히 타율 1위(0.378)를 차지하고 있는 이정후의 추후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멀게는 프로야구 각종 대기록의 새로운 주인으로서도 큰 기대를 모은다. 이정후는 이미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2017시즌에도 신인 시즌 최다 안타(179개), 최다 득점(111점)을 비롯해 고졸 신인 전 경기 출장 등의 진기록을 남겼다. 현재 LG 트윈스 박용택이 매 경기 새로이 써내려가는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할 기대주로 꼽히는 인물 역시 이정후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역시 이정후를 두고 “고졸인 데다 팀에서 주전을 맡고 있다. 군대까지 가지 않으니 지금 안타치는 능력을 봐서는 박용택의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선수”라며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쳐내고, 볼이라도 배트 중심에 맞추는 컨택 능력이 뛰어나다”고 극찬할 정도다.

선배 박용택과 비교해 여러모로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박용택은 1998년 고졸우선지명으로 일찌감치 LG 입단을 확정했지만,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프로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박용택이 한국 나이로 24살에 출발한 점을 감안하면 20살에 데뷔한 이정후에겐 4년의 여유가 있다. 더욱이 1~2년차 시즌동안 내리 3할대 타율에 각각 179, 132안타(3일 현재)를 기록한 이정후는 박용택의 데뷔 초 성적(108·127안타)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물론 해외리그 도전이라는 변수도 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선택지다.

이정후의 눈앞엔 거칠 것 없는 탄탄대로도, 예기치 못할 위기들도 함께 펼쳐져 있다. 어느덧 ‘이종범의 아들’이란 꼬리표를 떼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이정후의 ‘모험’을 함께하는 일은 프로야구 팬들의 기쁨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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