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이 7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니퍼트와 지난 겨울 재계약을 포기하자 모두가 의아해했다.
충성도 높은 두산 팬들 중 일부도 구단의 냉정한 처사에 적잖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실력과 비즈니스가 좌우한다. 비정한 그 속성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니퍼트 역시 담담히 새 길을 모색했고, KT와 손을 맞잡았다.
새 둥지에서 두 가지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올 시즌 니퍼트의 모습은 전성기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 6월 2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개인통산 100승에 성공한 뒤로는 2개월 넘게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시즌 성적 또한 24경기(선발등판 23회)에서 6승7패, 평균자책점 4.42로 기대치에 못 미친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는 비교불가다.
그러나 니퍼트의 투구 내용과 KT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11일 SK 와이번스전이 대표적이다. 니퍼트는 7회까지 1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즌 첫 무실점 선발등판 경기였다. 그럼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3-0으로 앞선 가운데 니퍼트의 뒤를 이은 불펜이 블론세이브를 합작했다. 연장 10회말 끝내기 패배 상황에선 아쉬운 수비까지 곁들여졌다. 1사 만루서 대타 나주환의 내야땅볼 때 홈 승부를 택한 뒤가 나빴다. 스타트가 늦었던 1루주자 최정도 2루에서 포스아웃으로 잡을 수 있었으나 후속 플레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병살 기회를 놓친 KT는 곧바로 김성현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3-4로 패했다.
100승 고지를 밟은 뒤로 니퍼트는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7회를 기록 중이다. 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4회다. 그러나 세 차례 패전만 떠안았다. 4년 연속 꼴찌 위기에 빠진 KT의 어두운 단면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