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으로 부정방지에 힘쓰는 K리그

입력 2018-10-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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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불법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매년 부정방지 프로그램을 강화해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며 프로축구에 검은 손길이 뻗치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축구는 불법스포츠도박과 연계된 승부조작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렀던 경험이 있는 만큼 부정방지 활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프로축구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선수 등 K리그에서 종사하는 인원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부정방지 프로그램을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 등 크게 3가지로 상황을 구분해 시행하고 있다.

경기 전의 경우 8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 부정방지 교육 ▲ 면담일지 ▲ 부정방지 서약 ▲ 클린센터 및 핫라인운영 ▲ 신고자 포상 및 자진 신고제도 ▲ 부정방지 포스터 게시 ▲ 부정방지 예방 문자 발송 ▲ 구단 부정방지 활동 담당자 등이다. 이는 상시 운영하는 체계다.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선수 면담일지의 경우 1년에 4차례 면담을 진행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면담 진행자의 대상을 넓혔다. 이전에는 동일인이 2번 이상 면담해도 되는 것으로 했지만 면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차례 모두 다른 이들이 면담을 진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한 면담일지의 내용도 몇 가지 버전을 만들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정방지 예상 문자 발송은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다. 이전에는 K리그 구성원들에게 수시로 각종 불법스포츠도박관련 뉴스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대상을 더 확대해 K리그 구단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에 소속된 선수 부모들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부모들에게도 사전에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축구를 하는 자녀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도와줄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구상이다.

경기 중 부정방지활동은 ▲ 경기장 내 불법중계자 단속 ▲ 부정방지 활동 전광판 홍보 ▲ 이상 징후 시스템 ▲ 경기영상 불법 사용 적발 등 4가지로 진행된다.

경기장 내 불법중계자 단속은 꾸준하게 진행 중인데 계속 적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올해도 이미 6번의 적발 사례가 있었다. 예전에는 리시버를 사용해 말로 경기를 중계하는 식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 폰을 사용해 경기 상황을 중계하는 걸 적발한 적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 폰으로 경기 상황 등을 표시해서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불법중계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 징후 시스템은 토토 판매 추이를 분석해서 급격하게 매출이 늘어나는 경기의 경우 실제 경기를 더 면밀히 분석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상 징후 시스템에서 경고등이 켜졌던 K리그 경기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국내 토토 판매에서만이 아니다. 몇몇 국외 사이트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까지 모니터링 해 이상 징후가 있다면 내용을 전달해주는 회사들로부터 프로축구연맹이 정보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경기는 없었다는 게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경기영상 불법 사용 적발은 경기 중계권 확보 없이 전 세계 축구경기를 실시간 중계하는 사이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말한다. K리그 중계권 보호 뿐 아니라 이러한 사이트들을 통해 볼 수 있는 경기들이 불법스포츠도박에 활용되는 만큼 철저하게 적발해 나아가고 있다.

경기 후는 ▲ 이상 징후 시스템 ▲ 전 경기 분석 요원 운영 등 2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전 경기 분석 요원 운영이라는 것은 경기 후 촬영된 영상 분석을 통해서 의심될 만한 장면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모니터링 하는 작업이다.


프로축구연맹이 시행하고 있는 각종 부정방지활동들은 K리그1 등 K리그 구성원들뿐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일본프로축구(J리그)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J리그의 초청으로 윤리교육 워크숍에 K리그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정방지활동을 자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FIFA의 안전관리국에서도 K리그에서 펼치고 있는 부정방지프로그램에 대해 호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일, “부정행위근절 프로그램은 거의 예방활동이 중심이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받은 인원들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스스로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효과가 있다. 의지와 실행이 핵심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불법스포츠도박은 워낙 개인 범죄의 성향이 짙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만으로 확실하게 근절된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꾸준하게 교육을 해 부정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 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승부조작 관련 글이 실려 조사했더니 허위사실유포였다. 거짓이었지만 해당 팀은 엄청난 풍파에 휩싸일 수도 있었다”고 실제 사례를 곁들였다. 그는 “사실이든 아니든 요즘은 어떤 일이 어디서 어떻게 벌어질지 모른다. K리그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 모두가 더 조심하고, 함께 대처해야만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의심하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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