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사태, 머리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벤투

입력 2018-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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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태극마크 자격을 박탈당한 장현수에 대해 “그동안의 노력에 감사한다. 실수로 인한 처벌과 별개로 선수 커리어에 많은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DB

머리로는 이해를 했다. 아니, 그럴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만 가슴으로는 쉬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단다. 대표팀 자격을 박탈당한 장현수(27·FC도쿄)를 향한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속내다.

호주(17일)~우즈베키스탄(20일·이상 호주 브리즈번)과 맞설 11월 A매치 시리즈에 참여할 대표팀 명단(26명)이 5일 공개된 가운데, 장현수는 없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봉사활동 기록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대한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대표팀 자격 영구박탈’을 결정했다.

그런데 장현수는 벤투 감독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중앙수비·오른쪽 풀백·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고, 축구지능과 센스도 상당하다. 벤투호 출범 이전에도 장현수는 역대 대표팀 사령탑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전력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여기서 “안타깝다” “큰 손실이다” “현재와 미래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등의 발언도 남겼다.

물론 징계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그는 장현수가 빠진 명단을 발표하며 “결정을 따라야 한다. 결론이 도출되면 권한을 가진 단체의 결정을 따르도록 배웠다. 외국인으로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을 존중한다고 마음으로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벤투 감독은 외국인이라 국내 정서와 문화를 100% 이해하기 어렵다. 병역 등 민감한 문제들은 언급하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장)현수 사태에 대해 협회 차원의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전달했을 때 벤투 감독은 몹시도 당황한 눈치였다. 인간적인 교감이 없었을 텐데도 (장현수가) 경기 중 실수를 하자 직접 나서 외부의 맹목적인 비난을 차단했던 감독이다. 얼마나 애착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의 노력에 감사한다. 실수로 인한 처벌과 별개로 선수 커리어에 많은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고 장현수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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