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폴 인 베이스볼] 5일 KS 2차전…두산 승리의 밑거름 된 후랭코프의 압도적 피칭+최주환의 결정적 한방

입력 2018-11-05 2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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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까지 SK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두산 선발 후랭코프(맨 오른쪽)가 이닝 종료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위가 1위를 꺾은 1차전의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불의의 일격으로 치부하고 싶겠지만,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KS) 우승 확률을 염두에 두면 두산 베어스의 2차전 전략과 실제 운영은 모두의 관심사임에 틀림없었다. 예상을 깨고 기선제압에 성공한 SK 와이번스로선 2차전까지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5일 잠실구장에선 SK-두산의 KS 2차전이 펼쳐졌다. 연승을 거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방 복귀를 노린 SK는 문승원, 반격을 꾀한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플레이오프(PO)를 5차전 혈전으로 치른 SK의 사정을 고려하면 2차전에서도 선발을 비롯한 마운드의 높이에선 두산이 우세해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어땠을까. 7-3으로 승리한 두산이 헝클어졌던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두 팀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으로 옮겨 7~9일 3~5차전을 치른다.


Q=두산의 1차전 선발은 평균자책점 1위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2차전은 다승 1위 후랭코프였다. 2승을 못 챙겨 아쉬웠겠지만, 후랭코프의 호투 덕에 반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A=국내 타자들이 제일 치기 어려운 볼이 커터와 포크볼, 체인지업이다. 후랭코프는 커터로 SK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1차전에서 달아올랐던 SK 타자들이 후랭코프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린드블럼이 나선 1차전을 내줘 부담을 안고 2차전에 등판했을 텐데, 6회까지는 다승왕답게 퍼펙트한 피칭을 했다. 7회초 3루수 허경민의 송구 실책에 이어 김강민의 빗맞은 안타로 2실점하고 교체됐지만, 무려 117개의 공을 던지며 7회초 2사까지 긴 이닝을 책임졌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2루에서 두산 최주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SK 선발 문승원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SK는 4회말 순식간에 3실점했다. 호투하던 문승원이 김재환과 최주환에게 장타를 허용했다.

A=문승원은 4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직구로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줬다. 그 전 타석(2회)에서도 직구로 김재환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최주환에게도 볼 카운트 1B-0S서 직구로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1차전 때도 최주환은 앙헬 산체스의 초구 직구를 적시타로 연결한 바 있다. 1·2구를 카운트 구로 설정해 던질 것이 아니라, 타자의 유형에 따라서는 승부구로 생각하고 던져야 할 상황도 많다. 공 하나하나에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문승원은 좋은 볼을 갖고 있다. 충분히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투수인데, 결정적 순간 장타를 허용해 아쉽다. PO 때도 똑같은 장면이 있었다. 타자의 타입에 대해 좀더 연구하고 던진다면 결과는 훨씬 좋을 것이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SK 최정을 삼진 아웃시킨 두산 박치국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두산이 4-3, 1점차로 쫓긴 7회초 2사 1·2루서 후랭코프를 구원한 박치국이 급한 불을 잘 껐다. 8회초 2사 1루서는 함덕주가 등판해 SK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그 덕분인지 두산은 8회말 3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A=박치국은 상대 중심타자 최정을 상대했는데,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잘 넘겼다. 과감한 투구였다. 함덕주도 김동엽을 삼진으로 잡고 승리의 디딤돌을 잘 놓았다. 저마다 한방을 칠 수 있는 SK 타자들의 장타력을 고려했을 때 모두 값진 삼진이었다. 팀이 신뢰하는 필승조다운 능력을 입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두산 김태형 감독은 1차전에서 실패한 장원준 카드를 2차전에선 결국 꺼내지 않았다.

A=두산 벤치는 불펜의 핵심인 김강률의 공백으로 고민이 클 것이다. 1차전에서도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중에는 박치국-김강률-함덕주로 이뤄진 필승조로 승리를 굳혔는데, 가장 중요한 무대인 KS에 들어와 김강률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김강률이 빠진 불펜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릴지 두산 벤치의 결정이 남은 시리즈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SK도 올 시즌 불펜에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산체스를 불펜의 키맨으로 놓고 그 앞뒤에 투입할 투수를 계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Q=3차전을 전망한다면. KS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A=SK는 적지에서 1승1패를 거뒀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산은 타자들의 감각이 조금 좋아지는 듯해서 인천으로 넘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이다. 두 팀 모두 좋은 분위기에서 3차전을 맞게 됐다.

잠실|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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