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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위즈 신임감독이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활짝 웃고 있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우익수 전환과 마운드 안정 등 자신의 복안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대 사령탑인 이강철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앞선 4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KT도, 감독으로 첫 발을 떼는 나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가을야구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포지션 재배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강백호의 우익수 변신이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종료 이튿날인 13일, 두산 측에 인사를 전했고 14일부터 KT 감독으로서 본격적 업무를 시작했다. 몇몇 절차를 마친 이 감독은 곧장 강백호와 면담을 가졌고, 1루수 소화 가능성을 물었다. 유사시에 강백호가 1루도 소화해준다면 이강철 감독의 선수 운용 폭은 한결 다양해진다.
그러나 강백호는 코너 내야 경험이 적다. 아마추어 시절 포수와 투수가 주 포지션이었다. 물론 1루가 내야 포지션 가운데는 수비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이미 낯설었던 외야수로 한 차례 변신을 마친 상황이다. 또 한 번의 변신은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한 이 감독은 1루수 대신 우익수 전환을 제시했다. 강백호도 이를 선뜻 받아들였다.
같은 외야라도 타구 질이나 드라이브 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변화다. 강백호는 2018시즌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138경기 출장 중 134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좌익수로 68경기, 지명타자로 66경기에 선발출장했다. 우익수는 경기 도중 포지션 교체로 4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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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포지션 변화의 배경은 송구 능력 때문이다. 강백호는 아마추어 시절 최고구속 150㎞를 넘기며 투수로서 빼어난 재능도 자랑했다. 시즌 초만 해도 외야에서 송구에 다소 어려움을 느꼈지만 경기에 거듭 출장하며 적응을 마쳤다.
우익수의 제1덕목은 강한 어깨로 한 베이스를 덜 주는 것이다. 참고할 사례는 손아섭(30·롯데 자이언츠)이다. 2010시즌에 앞서 우익수로 변화를 준 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주자 살인마’라는 별명을 얻은 손아섭처럼 강백호가 자리를 잡는다면 KT의 외야는 한결 단단해진다. 이 경우 올 시즌 주전 우익수였던 유한준이 수비 부담을 던 채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팀은 물론 선수 본인에게도 필요한 변화였다. 강백호는 지명타자로 267타석을 소화했다. 역대 고졸 신인 최다 기록이다. 이제 막 프로 첫 발을 떼는 선수가 수비에 나서지 않는다면 성장에 치명적이다. 강백호 역시 “반쪽짜리 선수라는 말을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며 매일 같이 수비 특별훈련을 자청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냈다. KT와 괴물 신인은 또 하나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