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김광현(31)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2017년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쉰 뒤 지난해 복귀해 에이스의 책무를 묵묵히 다하고 있다. 수술의 여파로 지난해에는 투구수 제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는 한층 건강해진 몸으로 개막전부터 정상적으로 출격하고 있다.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는 김광현의 올 시즌 4번째 등판 경기였다. 앞선 3차례 선발등판에선 1승, 평균자책점 5.29로 다소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 게다가 팀의 10승(4패) 중 선발진이 거둔 승수는 고작 2승에 불과했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1승씩 보탰을 뿐이다.
팀 타율 1위(0.295)를 달리고 있던 한화 타선을 상대로 김광현은 늠름하게 제 몫을 했다. 1회말 야수 실책이 빌미가 돼 2실점, 4회말 오선진에게 중전적시타를 내주고 1실점했을 뿐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지면서 9피안타 1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쌀쌀한 밤기운에도 아랑곳없이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를 찍었다. 직구 43개, 슬라이더 30개, 커브 11개, 투심패스트볼 10개를 효과적으로 섞었다.
SK의 8-3 승리 속에 3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2일 만에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또 2회말 한화 김민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역대 12번째 개인통산 1300탈삼진의 훈장도 가슴에 달았다.
팀 타율 0.228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던 팀 타선 역시 에이스의 역투에 모처럼 힘을 냈다. 1-2로 뒤진 3회초 집중 6안타에 상대 수비실책을 묶어 대거 5득점했다.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인 8회초에는 선두타자였던 제이미 로맥이 중월 솔로홈런으로 스코어를 8-3까지 벌려줬다. 로맥의 시즌 2호포였다.
SK 염경엽 감독은 터지지 않는 타선 때문에 요즘 고민이 컸다. “그나마 마운드가 잘 버텨준 덕분이지만, 끝내기 승리가 5번이나 된다는 사실은 불펜을 포함한 마운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려스러운 마음을 드러냈었다. 그 같은 걱정을 씻어내듯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처럼 타선이 터졌다.
마운드의 과부하 방지란 측면에선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타선의 분발과 동일선상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7-3의 여유 있는 리드 상황에서 불펜투수들에게 공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시즌 2승이 팀의 선발 3승으로 이어지면서 팀 마운드에 단비를 내려준 격이다.
경기 후 김광현은 “오늘 타자들이 안타를 많이 치고 점수를 많이 내준 게 고마웠고, 그 덕에 마음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피안타가 많았던 것과 마지막에 볼넷을 내준 게 아쉽다”며 “1300탈삼진은 의식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야구를 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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