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13G 10승3패’ KT, 더는 만만한 팀 아니다

입력 2019-05-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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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보게 달라졌다. KT 위즈는 이제 만년 약체가 아니다. 22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KT 박경수(왼쪽)가 8회초 김재환의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틈타 2루로 질주한 1루 주자 페르난데스를 태그 아웃 시키고 있다. 두산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아웃으로 판명됐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근 13경기 10승3패. KT 위즈가 이렇게 상승세를 탄 것은 2015년 1군 진입 이후 처음이다. 선두를 질주하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주중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지난해까지 만년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KT였지만 더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KT는 22일 수원 두산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임시선발 배제성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비록 6회초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6회말 공격에서 곧장 2점을 다시 뽑았다. 뒷심에서 KT가 앞섰다. 전날도 7-7로 맞선 8회 대거 5득점하며 승리를 챙긴 데 이어 연이틀 뒷심으로 두산을 눌렀다.

특히 선두를 달리던 두산을 2위로 밀어내며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 있다. KT는 1군 진입 후 지난해까지 두산 상대 19승45패(0.297)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 승률 3할을 넘기지 못한 팀은 두산이 유일했다. 올 시즌 첫 맞대결도 스윕패로 고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패 투수’ 조쉬 린드블럼에게 첫 패를 안기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산의 상징인 탄탄한 수비와 기민한 작전이 KT 쪽에서 더 많이 나온 점을 주목할 만했다.

5월 7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단 한 번의 루징시리즈 없이 10승3패의 상승세다. KT가 10승을 기록하는 동안 3패 밖에 당하지 않은 것은 2015년 1군 진입 후 처음이다. 2015년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14경기에서 10승4패를 기록한 것이 종전 최고 기록이었다. 1군 진입 첫해 후반기 들어 가능성을 보였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이렇다 할 상승세 없이 하위권 이미지를 떨치지 못했다.

이강철 KT 신임 감독은 시즌 초 몇 가지 시행착오를 딛고 팀 전력을 궤도에 올렸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역할을 정확히 나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정성곤과 주권은 이제 확실한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야수진에서도 김민혁과 강민국 등 백업으로 분류되던 이들에게 기회를 줘 확실한 1군 자원으로 성장시켰다.

이강철 감독이 주문한 ‘포기하지 않는 근성’ 덕에 2점차 이내 승부가 많아졌다. 4월까지만 해도 접전 승률이 낮았지만 최근 들어 뒷심에서 상대를 앞지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4월의 경험이 확실히 5월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제 중위권도 멀지 않았다. 5월 5일까지만 해도 승패마진 -15로 5위 키움과 승차는 11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로 승패마진을 -8까지 좁혔고, 5위 LG 트윈스를 5경기 차까지 따라잡았다. 물론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어느 정도 조정기가 있겠지만, 약체 이미지를 벗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위닝시리즈도 손해’라는 상대의 비아냥에 시달리던 KT가 확실히 달라졌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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