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전준우(34·롯데 자이언츠)에게는 여름 도약이 낯설지 않다. 불과 3년 전의 기억이 선명하다. 이를 알기에 5연승의 상승세에도 집중을 거듭 강조했다.

롯데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8-4로 승리했다. 8월 5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올 시즌 세 번째 5연승을 달성했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었다. 롯데는 7회까지 7안타 4볼넷을 기록했지만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5회와 6회 연달아 만루 기회를 놓치며 스스로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만루의 신은 세 번째 만남에서야 롯데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해결사는 전준우였다.

롯데는 0-4로 뒤진 8회 볼넷과 상대실책, 안치홍의 적시타를 묶어 한 점 달아났다. 이어 김준태의 희생플라이로 2점차 추격. 김재유가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정훈과 손아섭이 볼넷을 골라나가며 세 번째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마운드에는 최근 두산 불펜 중 가장 구위가 뛰어난 홍건희. 홍건희는 이날 전준우 타석 전까지 19구를 던졌는데 17개가 속구였다. 제구가 조금씩 날리며 정훈과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타자의 배트에 걸려도 연거푸 파울이 기록됐을 만큼 힘 자체는 있었다. 전준우도 당연히 속구 하나만 보고 노림수를 가져갔지만 좀처럼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5구 속구(146㎞)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KBO리그 역대 51번째 개인 통산 150홈런이자 두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2018년 5월 19일 사직 두산전에 이어 811일 만에 맛보는 손맛이었다.

경기 후 전준우는 “2B-2S에서는 보통 변화구를 던지는데 속구가 안으로 들어왔다. 1B-2S 때 약간 어지러웠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팀 타선 전체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부상자가 없고, 전체적인 바이오리듬도 올라왔다. 결과가 좋아 자신감도 생긴다”고 밝혔다.

8월 5경기 전승의 상승세. 투타 조화가 돋보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결과다. 롯데는 2017년에도 이러한 여름 강자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롯데는 전반기 41승1무44패(승률 0.482)로 처졌다. 전반기를 7위로 마쳤는데 5위 두산과도 3경기차였다. 하지만 후반기 58경기서 39승1무18패(승률 0.684)로 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전준우는 당시에도, 지금도 팀 주축 타자다.

전준우는 “아직 경기가 절반 가까이 남았다. 나태해지면 안 된다. 기쁨을 만끽하기보단 좀 더 집중해야 한다”며 “언젠간 연승이 끊기겠지만 야구장 출근하는 자체가 기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롯데엔 2017년 DNA가 선명히 남아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또 한 번의 여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