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씨에 부채질하고 숨 불어넣고…삼성 뷰캐넌, 에이스의 정의

입력 2020-09-15 2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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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뷰캐넌.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이 희미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완전히 꺼지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모처럼 연승 분위기를 살렸으니 ‘에이스’가 이어줄 차례였다.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선 데이비드 뷰캐넌(31·삼성 라이온즈)은 자신이 왜 팀의 에이스인지를 증명해냈다.

삼성은 1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0으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1회초 다니엘 팔카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초와 4회초 2점씩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선발 뷰캐넌은 6이닝 6안타 2볼넷 7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3승(6패)째를 챙겼다. 1998년 스캇 베이커(15승) 이후 22년째 멈춰있는 삼성 외인 최다승 기록도 눈앞이다. 아울러 개인 5연승으로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4월 30일 대구시민 LG 트윈스전~5월 31일 잠실 LG전·6연승) 이후 5년만의 외인 기록을 썼다.

2승8패.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삼성의 KT 상대전적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최종전부터 수원구장 6연패로 몰려있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KT를 상대로 많은 것들을 잃어왔다. 선수들도 수원구장 및 KT 상대성적을 의식 안 할 수 없다. 콘셉트를 완전히 바꿔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회초부터 구자욱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구자욱의 희생번트는 2018년 9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개인 215경기만이다. 필승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타선이 초반부터 점수를 뽑았으니 그 다음은 뷰캐넌의 몫이었다.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타구가 2루수 옆을 관통하는 듯했지만, 뷰캐넌의 글러브가 빨랐다. 행운 섞인 투수 앞 병살타. 로하스의 병살타를 시작으로 뷰캐넌은 고비마다 땅볼 유도 능력을 과시하며 위기를 지웠다. 3회말 2사 만루, 4회말 2사 1·2루, 6회말 1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것은 삼진과 땅볼 유도 덕분이었다. 이날 뷰캐넌이 잡은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이 7개, 뜬공이 3개였으며 나머지가 모두 땅볼이었다. 최고 시속 146㎞의 커터(32개)와 150㎞의 투심패스트볼(17개)을 섞어 던지니 KT 타자들이 좀처럼 타구를 띄우지 못했다.

8위 삼성은 이날 승리로 5위 KT에 9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역대급’ 순위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지만 PS 진출권 팀들의 엎치락뒤치락 혈전과 최하위 두 팀의 탈 꼴찌 경쟁 사이 삼성은 외딴 섬처럼 놓여있다. 대약진이 아니고서야 5위 추격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가능성이 적을 뿐 여전히 남아있다. 이럴 때 연승을 잇는 것은 무조건 에이스의 몫이다. 뷰캐넌은 팀의 PS 진출 불씨에 부채질을 하고 숨을 불어넣으며 어떻게든 되살렸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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