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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는 원 소속구단에서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타 구단에서 필요한 존재로 거듭나고, 이에 따라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학, 홍성민(이상 NC 다이노스), 김웅빈, 양현(이상 키움 히어로즈), 이해창, 정진호(이상 한화 이글스) 등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뒤 주전급으로 거듭난 케이스다.
반대로 두산 베어스, 키움 등 유망주 팜이 활성화된 팀들 입장에선 불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해를 거듭하며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도의 수정과 보완이 이뤄졌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그림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유망주를 뽑아 다듬어 키우려던 계획이 즉시전력 베테랑을 지명하는 쪽으로 바뀌기 일쑤였다. B구단 단장은 “2차 드래프트를 강행하자고 한 구단은 없었다”며 “우리도 2차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들을 뽑아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과 키움이 2020년 2차 드래프트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뽑지 않은 이유다.
총 5차례 단행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 팜이 탄탄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두산은 가장 많은 23명의 선수가 빠져나갔고, 키움도 18명을 잃었다. 반대로 두산은 11명, 키움은 6명의 선수만 2차 드래프트로 수혈했다. 유망주들을 여럿 보유한 팀의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육성에 어려움을 겪던 한화는 유출된 선수가 7명에 불과한 반면 영입한 선수는 15명에 달했다. 19명을 영입하고 9명이 유출된 NC(+10)와 16명을 데려오고 8명이 빠져나간 KT 위즈(+8)는 창단 첫해 3라운드가 끝난 뒤 5명을 더 지명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 KIA 타이거즈(13명 영입·9명 유출)의 마진도 플러스였다.
삼성 라이온즈(14명 영입·15명 유출), LG 트윈스, SK 와이번스(이상 15명 영입·16명 유출), 롯데 자이언츠(11명 영입·13명 유출)는 마이너스 마진을 기록했다.
전체 1순위 지명자들도 큰 관심을 받았다. 2012년 조평호(NC), 2014년 김주원(KT), 2016년 이진영(KT), 2018년 조현우(KT), 2020년 최민재(롯데)가 그들이다. 특히 2015시즌이 끝난 뒤 LG의 핵심 선수였던 이진영의 KT 이적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조현우는 올 시즌 KT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나며 2차 드래프트의 성공사례로 남게 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