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K리그1(1부)의 가장 큰 변화는 교체 카드의 확대다. 기존 3장에서 5장으로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빡빡해질 수 있는 일정을 고려해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제안한 규정을 K리그가 도입했다. 더불어 22세 이하(U-22) 출전 규정도 바꿨다. U-22 선수가 최소 1명은 선발로 나서야하고, 대기 중인 U-22 선수도 출전해야만 교체 5명이 가능하다. 또 교체 횟수는 3회로 제한됐다.
개막 라운드부터 파급 효과가 컸다. 한꺼번에 2명이 나오고 들어가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속출했다. 선발 카드 작성부터 교체 타이밍 잡는 일까지 감독들의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붙박이 주전 골키퍼 송범근을 과감히 빼고 대신 U-22 선수(김정훈)를 투입해 교체카드 5명을 확보한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이나 U-22 선수 2명을 선발로 내세운 뒤 전반 16분 만에 둘 다 교체한 수원FC 김도균 감독의 작전이 화제가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도 2명의 U-22 선수를 스타팅으로 출전시키며 늘어난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이번 규정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명과 5명의 교체는 차이는 크다. 체력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후반 집중력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즉시 전력감인 U-22 선수를 보유한 팀 입장에선 환영할만하다. 포항 스틸러스 송민규(22)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선수 층이 두터운 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처럼 주전과 후보 간 실력차가 거의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 팀은 특별한 로테이션 없이 교체 카드로 체력 안배를 하면서 장기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번 룰 개정으로 상위 팀과 하위 팀간 격차가 예년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탓에 이번 개정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감독도 있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U-22 규정이 복잡한데,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린 선수를 키우는 것에 부합하는가”라며 비판했다. 성남FC 김남일 감독은 “U-22 카드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데, 변화를 많이 주면 조직력 면에서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U-22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다가 10여분 만에 교체하는 건 누가 봐도 상식적이진 않다. 이런 교체 현상이 남발된다면 K리그가 국제적으로 희화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규정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비록 한 시즌이지만 유망주 육성이라는 리그의 지향 점과 구단 간 불평등이 초래될 수도 있는 교체 규정이 조화를 이뤄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개막 라운드부터 파급 효과가 컸다. 한꺼번에 2명이 나오고 들어가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속출했다. 선발 카드 작성부터 교체 타이밍 잡는 일까지 감독들의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붙박이 주전 골키퍼 송범근을 과감히 빼고 대신 U-22 선수(김정훈)를 투입해 교체카드 5명을 확보한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이나 U-22 선수 2명을 선발로 내세운 뒤 전반 16분 만에 둘 다 교체한 수원FC 김도균 감독의 작전이 화제가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도 2명의 U-22 선수를 스타팅으로 출전시키며 늘어난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이번 규정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명과 5명의 교체는 차이는 크다. 체력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후반 집중력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즉시 전력감인 U-22 선수를 보유한 팀 입장에선 환영할만하다. 포항 스틸러스 송민규(22)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선수 층이 두터운 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처럼 주전과 후보 간 실력차가 거의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 팀은 특별한 로테이션 없이 교체 카드로 체력 안배를 하면서 장기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번 룰 개정으로 상위 팀과 하위 팀간 격차가 예년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탓에 이번 개정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감독도 있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U-22 규정이 복잡한데,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린 선수를 키우는 것에 부합하는가”라며 비판했다. 성남FC 김남일 감독은 “U-22 카드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데, 변화를 많이 주면 조직력 면에서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U-22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다가 10여분 만에 교체하는 건 누가 봐도 상식적이진 않다. 이런 교체 현상이 남발된다면 K리그가 국제적으로 희화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규정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비록 한 시즌이지만 유망주 육성이라는 리그의 지향 점과 구단 간 불평등이 초래될 수도 있는 교체 규정이 조화를 이뤄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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