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투혼으로 이끈 봄 배구, 조송화가 노래하는 ‘업셋’

입력 2021-03-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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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조송화. 스포츠동아DB

“안나(라자레바)만이 아닙니다.”

7일 화성체육관.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KGC인삼공사와 홈경기 승리로 3위를 확정해 포스트시즌 출전권을 따낸 직후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안나뿐 아니라 크고 작은 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줬다”고 고마워하면서 김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이름이 세터 조송화(28)였다.

조송화는 올 시즌에 앞서 자유계약선수(FA)로 IBK기업은행에 합류했다. 이렇다 할 백업이 없어 27경기 107세트를 소화했다. 이고은(29경기 117세트)에 이어 2번째로 부하가 많이 걸렸다. 지난해 말에는 고열증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FA로 와서 팀의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해졌으니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였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고마워한 이유다.

선수 본인도 지친 몸 상태를 숨기지 못했다. 조송화는 KGC인삼공사전 직후 “최종전까지 가지 않고 확정지어서 기쁘다”며 웃었다. 김 감독이 그간 고생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한 이야기를 전하자, 두 손을 뻗어 박수치며 기뻐하기도 했다. 그는 “확실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몸이 힘들긴 하다. 하루 이틀 쉰다고 회복되는 건 아니겠지만, 플레이오프에 맞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송화는 2011~2012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당시 주전 세터는 ‘레전드’ 김사니였다. 김사니가 팀을 떠난 뒤 조송화가 주전 자리를 꿰찼다. 베테랑과 막내는 올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났다. 조송화는 “나를 많이 믿어주시고 가진 기술이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알려주신다. 선수 때랑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며 김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올 시즌 여자부는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선두 싸움만 남겨두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위로 내려앉는 팀을 상대해야 한다. ‘키잡이’인 세터 조송화는 흥국생명에서 2018~2019시즌 정규시즌-챔피언 결정전 통합 우승컵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어느새 상당히 쌓였다. 그는 “봄 배구 무대에선 모두가 동등하다. 컨디션 차이에 따라 크게 갈릴 수 있다”며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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