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튼 롯데 감독.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기록은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든 홈런이든 하나가 빠진 하루? 어쨌든 3안타 이상은 쳤다는 의미니 충분한 활약이다. 아깝게 기록 달성에 실패한 선수에게 이를 물으면 약속이라도 한 듯 “기록은 의식하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온다. 선의의 거짓말.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첫 홈런 포함 맹활약한 나승엽(19)을 그렇게 축하했다.
나승엽은 23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 8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회말 투런포로 데뷔 첫 손맛을 본 데 이어 6회말 좌중간 2루타, 7회말 단타로 물 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8회말 마지막 타석, 박진우를 상대했다. 3루타만 추가했다면 최연소 히트 포 더 사이클을 노릴 수 있던 상황. 나승엽은 우익수 뜬공으로 아쉽게 물러났다. 경기 후 나승엽은 “기록을 알고는 있었지만 욕심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 나승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이튿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은 “모든 타자들은 다 욕심을 낼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서튼 감독도 하나가 빠진 히트 포 더 사이클이 익숙하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05년 4월 16일 한화 이글스전서 4타수 3안타 1홈런을 때렸는데 3루타가 부족했다. 그해 9월 4일 롯데전에서는 3루타를 쳤지만 홈런이 부족했고, 이듬해인 4월 21일 롯데전서는 다시 3루타가 모자랐다. 두 차례가 롯데 상대. KBO리그 3년간 롯데 상대 33경기서 타율 0.314, 9홈런, 26타점으로 극강이었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 기록이다.
서튼 감독은 “모든 타자들은 자기가 어떤 기록이 부족한지 알 것이다. 이를 위해 욕심을 내는 것도 당연하다. 그 성취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라며 “전날(23일) 나승엽의 타구가 조금만 더 높아 펜스에 맞았다면 멀리 튀어나갔을 것이다. 그러면 나승엽은 3루까지 달렸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게 야구의 묘미”라는 특유의 표현도 곁들였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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