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3루수 강백호·2루수 박해민…부상 나비효과, “이런 일 생각하고 준비해야”

입력 2021-07-24 20:3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 평가전을 가졌다. 6회초 대표팀 오지환의 부상으로 강백호가 3루수로 배치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리그 최고의 중견수가 2루수로,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3루로. 프로 데뷔 후 처음 있는 상황. 결국은 고육지책이다. 본선에서는 부상을 피하는 게 최선책인 이유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4일 고척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LG전 선발 내야진은 황재균(1루수)~최주환(2루수)~허경민(3루수)~오지환(유격수) 순. 6회초 이 내야진은 김현수~황재균~강백호~김혜성으로 교체됐고, 7회초에는 다시 강백호~박해민~황재균~김혜성으로 달라졌다. 프로 데뷔 후 정식경기 기준 강백호의 3루수 출장, 박해민의 2루수 출장 모두 처음이었다. 평가전이라고는 해도 너무도 생경한 포지션에 선수들이 놓인 것.


두 가지 부상으로 비롯된 일이었다. 시작은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후 허경민이 LG 이상영의 투구에 맞았다. 고통스러워하던 허경민은 이내 1루 베이스를 향했으나 김경문 감독이 직접 나서 교체를 지시했다. 어디까지나 보호 차원으로 읽히는 결정이었다. 대주자 김혜성. 여기에 6회초 수비에서는 최주환을 빼며 중견수 박해민을 투입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 설명에 따르면 SSG 랜더스에서부터 안고 있던 햄스트링 통증 때문. 보호 차원 교체였다.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던 강백호를 1루로 보내며 중견수 박건우가 우익수로 향했다. 이때 벤치에 남은 내야자원은 없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야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한국대표팀 박해민이 2루 수비를 보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아찔한 상황은 6회초 곧장 발생했다. 두 번째 투수 박세웅이 볼넷 3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채은성의 우전 안타. 3루주자가 홈을 밟고 2루주자는 3루 근처에서 속도를 줄였다. 하지만 박건우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2루주자마저 홈을 밟았다. 여기에 박건우의 송구까지 땅에 내리 꽂혔다. 주자들이 모두 한 베이스를 더 노렸다. 박건우의 송구를 백업한 2루수 김혜성은 즉시 2루로 공을 뿌렸다. 오지환이 채은성을 태그해 1사 3루. 이 과정에서 오지환이 채은성의 스파이크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트레이너가 급히 나왔고 김경문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열상을 입은 오지환은 봉합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바로 앞선 이닝에서 내야수 두 명을 교체했는데 또 한 명의 내야수가 다친 것. 김경문 감독은 김현수~황재균~강백호~김혜성으로 내야진을 꾸렸다. 그런데 7회초 수비에 앞서 대표팀 벤치가 다시 분주해졌다. 박해민을 2루수로 옮기는 걸 중심으로 다시 황재균이 3루, 강백호가 1루로 이동했다. 강백호의 3루수비, 박해민의 2루수비 모두 처음.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24명의 엔트리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팀 다 야수가 충분하지 않다. 8경기 정도 치러야 한다. 결국 선수들이 안 해봤던 포지션도 나가게 된다”며 “경기 내용은 안 좋았지만 이런 일도 있을 거로 생각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