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원태인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전반기를 올 시즌 보냈다. KBO리그 투수들 중 유일하게 10승을 거두며 다승 1위에 올랐다. 5월말 잠시 주춤했지만 6월부터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려 평균자책점(ERA) 2.45로 5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 1.20으로 7위 등 호성적을 거두며 야구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선 KBO리그 최고 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7월 29일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3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2실점에 그쳤다. 8월 5일 미국과 준결승전에 다시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6회말 1사 1루서 구원등판해 연속 2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후속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조상우로 교체됐다. 조상우마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원태인이 내보낸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자책점은 3점으로 불어났다.
원태은은 올 시즌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슬라이더를 곁들여 리그를 주름잡았다. 원태인이 기대이상으로 역투한 덕분에 삼성도 개막 이후 줄곧 상위권에서 경쟁하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여왔다.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얻을 수 있었던 병역 혜택이 사라진 것과는 별개로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음을 확인한 그가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지친 심신을 얼마나 빨리 다스리느냐가 원태인 개인의 성적은 물론 삼성의 후반기 레이스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