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균안. 스포츠동아DB
롯데는 경기가 없던 27일 1군 엔트리에서 나균안을 말소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46.1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ERA) 6.41을 기록 중인 투수 자원. 눈에 띄는 지표는 아니지만 불펜에서 롱릴리프로서 멀티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카드다. 힘겨운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로선 투수 한 명의 존재가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말소를 결정했다. 나균안의 2021시즌은 9월로 끝났다. 부상 등의 이유는 아니다. 이닝관리 차원이다. 나균안은 1군에서 46.1이닝, 2군에서 30이닝을 소화했다. 합쳐서 76.1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한동안 회복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0이닝을 던진 것은 일반적인 투수에게 큰 무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2년째인 그에게는 다르다. 나균안은 지난해 2군에서 65.2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해보다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4주간 모든 구종에서 구속이 조금 떨어졌다. 피곤하다는 증거다. 나균안의 올 시즌을 종료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대성공은 아니었지만 확실한 발자취만큼은 남겼다. 봄이 돼서야 투수겸업을 시도했던 지난해에는 2군에서 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콜업됐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6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2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여전히 필요한 자원. 하지만 롯데는 투수 나균안을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에 쉼표를 찍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