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을, 단기전서 가장 빛나는 두산 필승전략 ‘김태형’ [PS 리포트]

입력 2021-11-1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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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감독님?”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진출을 달성한 10일 잠실구장. 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3년간 지켜본 김태형 감독(54)에 대해 묻자 익숙한 한국말로 “감독님?”이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다들 알다시피 최고의 감독님이다.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페르난데스의 말처럼 김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야구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 뚝심은 올해 완전히 만개했다. 7년 연속 KS 진출, 와일드카드(WC) 팀의 첫 KS 진출, 포스트시즌(PS) 100승 돌파(101승). 이 모두 김 감독 지휘 아래 두산이 일궈낸 역대 최초 위업이다.

복잡한 계산이나 머리싸움은 없다. 올 가을 내내 경기 전후 인터뷰에서 전략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상황을 봐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선발투수의 교체 시점, 핵심 불펜자원의 투입 시점, 활발한 작전 지시 등 어떤 질문이 나와도 그렇다. 준PO 통과 후 삼성과 PO를 앞둔 계획을 묻자 “전략이 어디 있나. 짜고 들어가는 건 없다. 경기를 하다가 (전략을) 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승부처가 되면 가장 믿을 만한 불펜을 투입한다. 그게 2회든, 3회든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홍건희와 이영하가 가을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홍건희가 거기서 무너지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탓이 아니다. 선발자원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타이밍이 왔다 싶으면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모두 쓴다는 의미다. 거기서 무너질 경우 전력의 열세를 인정하고 패하는 것이고, 승리한다면 없는 전력으로 1승을 짜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결과는 전부 후자였다. 리드를 잡으면 스코어가 커도 불펜에 최상의 카드를 대기시킨다. 상대에게 작은 틈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적어도, 쓸 카드를 다 쓰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올 가을 초보 감독들과 ‘타짜’ 김 감독의 희비가 갈렸다. 김 감독은 별다른 전략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승부사 기질, 그 뚝심이 바로 ‘팀 베어스’의 전략이다. ‘김태형’은 곧 2021년 가을 두산의 필승전략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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