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재영 심판위원. 사진제공 | 김재영 위원 본인
마이너리그에는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심판만 200명 넘게 존재한다. 해마다 기존 심판들의 계약 해지와 신규 심판 유입이 반복된다.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는 마이너리그 심판은 매년 평균적으로 1~2명뿐이다.
김 심판은 루키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어느덧 더블A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24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메이저리그의 직장폐쇄 조치가 마무리돼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올해부터는 더블A에서 심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개막 여부에 물음표가 달렸다고는 해도 여느 해처럼 똑같이 시즌을 준비 중이다. 김 심판은 “몸 관리를 꾸준히 하며 국내 심판교육에도 나가고 있다. 아마추어 경기 심판도 보곤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재영 심판위원(가운데)이 동료 심판들과 함께 라커룸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 | 김재영 심판 본인
마이너리그 심판들에게 체력관리는 필수다. 더블A까지는 심판 2명이 한 조로 경기에 투입된다. 주심과 부심을 번갈아 맡아 경기를 진행한다. 내야부터 외야까지, 판정을 내려야 할 범위도 넓다. 김 심판은 “마이너리그엔 빠른 선수가 워낙 많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선 심판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동거리가 긴 경우에는 9시간 운전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모두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심판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 확대 추진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는 “리그별로 스트라이크존의 차이는 분명 있다”며 “한국은 스트라이크존의 높낮이가 미국보다 엄격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조금 당황할 수 있다. 확실히 외국 스트라이크존이 더 넓다. 우리 선수들이 매우 좁은 존에 적응돼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먼 타국에서 매년 외로운 싸움을 거듭하고 있지만, 포기란 없다. 김 심판은 “내 목표는 언제나 변함없이 메이저리그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생존경쟁을 걱정하는 건 심판도 선수와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5년을 버텼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꾸준히 살아남아 빅리그에 콜업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