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자부심으로 채운 ‘벤투호’의 카타르 보금자리 [남장현의 여기는 카타르]

입력 2022-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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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렀다.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의 첫 걸음을 내디딘 대표팀은 이제 가나(24일 오후 10시)~포르투갈(12월 3일 0시)과 상대로 16강행 티켓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이 역대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차례다. 일본과 공동 개최한 2002년 월드컵 4강,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16강이다. 그 중 원정 16강은 12년 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모두가 대표팀의 성적을 주목한다. 태극전사들도 월드컵이 임박할 때면 “전쟁터로 향하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무거운 부담을 항상 짊어질 이유는 없다. 월드컵이 우리 실력을 증명해야 할 무대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먼저 상기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전 세계 32개국만 초대장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월드컵에 꾸준히 출전한 한국은 그 자체로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국가는 우리를 포함해 6개국이 전부다.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뿐으로 이 중 이탈리아는 이번 카타르대회까지 최근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2018년 하반기부터 대표팀을 이끈 벤투 감독도 ‘자부심’을 언급했다. 우루과이와 결전을 하루 앞둔 23일 대회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긴 여정이었다. 자부심을 많이 느낀다. 한국대표팀을 이끌어왔다는 데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KFA)는 베이스캠프를 꾸미는 데 기존 대회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 대표팀의 월드컵 전초기지인 알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에서부터 자긍심이 묻어난다. 선수단 대기실 외부는 대표팀 슬로건인 ‘더 뜨겁게, the Reds’로 장식됐고, 내부에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글자와 태극문양이 크게 펼쳐졌다. 바닥에는 검붉은 바탕에 흰색으로 KFA의 호랑이 엠블럼과 ‘KOREA’를 새겼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자리에는 각자의 등번호와 태극기가 찍혀있고, 아래에는 ‘대한민국’을 적었다. 사물함에도 선수명과 월드컵·올림픽·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 경력이 기재된 개인 페넌트가 걸렸다.

도하 웨스트베이 지역에 배정된 선수단 숙소도 호텔 입구부터 식당, 복도, 객실 내부까지 구역별로 다양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각종 소품을 현지가 아닌 국내에서 직접 제작해 공수했고, 이를 위한 사전답사와 실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14일 현지에 입성한 대표팀의 카타르 체류기간은 조별리그를 기준으로 3주 안팎에 불과하나, 앞선 월드컵과 달리 도시간 이동이 없는 데다 숙소·훈련장을 대회 최종전까지 사용함에 따라 KFA는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많은 신경을 썼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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