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2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정윤지. 사진제공 | KLPGA
5번(파4)~6번(파5)~7번(파4) 홀 3연속 버디에 성공하더니 10번(파5) 홀부터 15번(파4) 홀까지 무려 6개 홀 연속 버디 행진을 벌였다. 아쉽게 이글을 놓친 17번(파5) 홀까지 버디만 10개. 9번(파4) 홀 보기가 유일한 흠이라면 흠이었다.
투어 5년 차 정윤지가 버디 10개와 보기 1개로 19점을 획득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윤지는 11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19점을 생산, 1라운드 5점을 보태 중간합계 24점을 기록했다. 오후 3시30분 현재 12번 홀까지 마친 1위 방신실(25점)과는 1점 차.
이번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스트로크 방식이 아닌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주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펼쳐진다.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5점을 얻어 공동 40위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 놀라운 반전에 성공한 정윤지는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9언더파는 내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라며 “그동안 몇 차례 8언더파는 친 적이 있지만 9언더파는 처음이다. 하루 버디 10개도 처음이다. 꿈처럼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전반 3연속 버디 후 후반 ‘아우디 버디’(4연속 버디), ‘올림픽 버디’(5연속 버디)를 한 뒤 6연속 버디를 하고 나선 ‘아, 이건 뭐라고 부르지’라고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다”며 연신 밝은 미소를 지은 뒤 “하반기 들어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뭔가 꽉 막힌 느낌이었는데, 시원하게 뻥 뚫린 것 같다. 올해 제일 행복한 하루였다”고 했다.
2022년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이후 2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한 정윤지는 ‘꽉 막힌 느낌’이라는 그의 말처럼 올해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5위로 시즌 5번째 톱10을 기록한 뒤 7월 이후 열린 10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던 게 사실.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할 때만해도 우승권에 근접해 있었지만 7월 이후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 시즌 개인 최다인 3개의 이글을 기록 중인 정윤지는 “이번 시즌 이글을 많이 잡아 주변 아시는 분이 ‘이글 헌터’라는 새 별명을 지어주셨다. 상반기 초반 이후 부진하면서 올해는 ‘새 별명에 만족해야 하나’ 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재차 내비친 뒤 “우승은 내려놓고 남은 이틀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익산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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