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 명성산 자락에 자리잡은 몽베르CC는 형형색색의 단풍나무와 골프 코스, 호수가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사진 왼쪽이 에떼 코스의 9번 홀 크린, 가운데가 1번홀이다. 사진제공 | 몽베르CC
단풍나무와 야생화들이 만발한 코스 절경
우주선 닮은 화이트톤 클럽하우스 엄지척
회원제 북코스, 공략의 진수 느낄 수 있어
몽베르컨트리클럽은 가을이 최고의 시즌이다. 지금은 온산이 진한 단풍과 하늘거리는 억새와 어우러져 어디가 골프장이고 산인지 모를 정도로 오색 찬란하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몽베르CC는 산정호수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회원제(북코스) 18홀과 퍼블릭(남코스) 18홀 등 4개 코스 36홀로 운영 중이다.우주선 닮은 화이트톤 클럽하우스 엄지척
회원제 북코스, 공략의 진수 느낄 수 있어
277만여㎡(84만여 평)의 넓은 산중에 넉넉히 자리 잡은 몽베르CC는 프랑스어로 ‘푸른 산’이란 뜻이다. 북코스는 쁘렝땅(Printemps·봄), 에떼(Ete·여름), 남코스는 오똔(Automne·가을), 이베르(Hiver·겨울)로 사계절의 이름을 붙였다. 클럽하우스는 알바트로스(신천옹)가 연못의 물을 먹기 위해 내려앉는 듯한 우주선 모습이다. 독특한 건축물로 유명한 클럽하우스 내부는 넓고 깔끔한 화이트 톤이다.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싼 산봉우리들과 금강산 만물상을 빼어 닮은 기암괴석, 우람찬 명성산(921m)과 남동쪽에 산정호수, 그사이에 우뚝 선 망무봉(293m)이 위세를 자랑한다. 근처에 김일성이 별장을 지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포천~구리 고속도로 개통과 인접 도로가 생기면서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 잠실에서 80여km로 1시간 10~30분이면 도착한다.
● 동화그룹 인수 후 명문 탈바꿈
2003년 개장한 몽베르CC 설계에는 우리나라 골프 코스 1세대 설계자 임상하 씨와 미국 설계자 디스몬드 뮤어헤드가 참여했다. 각종 매체에서 국내 베스트 코스와 한국 10대 코스, 친환경 베스트 골프장,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선정 ‘한국환경경영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 대회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내년부터 KLPGA 투어 한국일보-메디힐 챔피언십이 열린다. 몽베르CC는 지난해 2023년 동화그룹 엠파크가 대유위니아그룹으로부터 인수했고 지난 6월 조건진 전 KBS 아나운서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북코스 스타트하우스의 화목난로가 골퍼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몽베르CC는 사계절의 각기 다른 매력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높은 산세 아래에 만들어져 코스 주변엔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가 만발한다.
봄에는 벚꽃, 진달래, 연산홍, 라일락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하고 여름엔 울창한 숲속의 녹색 향연이 펼쳐진다. 서울 도심보다 기온이 4~5도 낮아 ‘피서’하는 기분이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요즘 가을 풍경은 울긋불긋한 단풍과 운무에 휩싸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36홀 내내 이 골프장의 상징이자 비경인 명성산과 궁예와 왕건의 전설이 깃든 망부봉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 회원제 북코스 장타자 유혹
회원제 챔피언 코스인 전장 6535m의 북코스는 산 정상을 따라 자연 그대로 능선을 활용해 만들어진 길고 좁은 남성적 코스로 짜릿한 쾌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다. 퍼블릭 남코스는 섬세함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전략적 코스로 주말 골퍼와 여성 골퍼들이 선호한다.
북코스는 경관과 조망이 뛰어나고 공략 방법도 변화무쌍하다. 긴 홀, 짧은 홀, 도그레그 홀, 블라인드 홀, 호수와 개천으로 이어진 페널티 에어리어, 다양한 벙커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전반 9홀 쁘렝땅 코스는 3225m다. 자연의 지형과 전망을 최대한 살려 상상을 초월하는 긴 코스와 넓은 페어웨이와 다양한 페널티 에어리어가 혼재해 있어 공략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4번(파3) 홀)은 195m(블랙 티 기준)로 드라이버로도 공략이 쉽지 않다. 언뜻 평범해 보이면서도 호쾌한 샷을 유혹하는 홀이다. 5번(파4) 홀은 오르막에 420m로 핸디캡 1번이다.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면 투온 하기가 쉽지 않다. 그린은 언덕 위의 요새처럼 위치한 곳에 있고 굴곡도 많아 프로선수들도 어려워한다.
후반 9홀 에떼 코스는 전장 3310m다. 호쾌한 샷과 도전 정신을 만끽할 수 있는 남성적인 9홀이다. 3번(파5) 홀은 604m로 국내 최장을 자랑한다. 처음부터 무리한 파 욕심보다는 보기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6번(파3) 홀은 171m로 비교적 짧지만 ‘솥뚜껑’ 그린이라 길어도 안 되는 아주 까다로운 홀이다. 9번(파4·420m) 홀은 가장 아름다운 홀로 망무봉이 정면에 보이고 그린이 호수에 접해 있는데 잘 보이지 않아 왼쪽 공략이 좋다.
최신 골프 장비와 용품을 팔고 있는 프로샵.
북코스 18홀 중 7만9000여 평에 달하는 페어웨이 및 러프 잔디 교체 공사를 지난 7월 완료했다. 전에는 켄터키 블루그라스, 벤트그라스, 중지, 포아풀이 혼재돼 있었으나 모두 중지로 바꿨다. 그린 주변 지형과 티박스 잔디도 개선했다. 클럽하우스 내에는 프로샵, 대식당, 사우나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조 대표는 “잔디 교체 등 골프장의 미관을 개선한 뒤 고객 만족도가 한층 높아졌다”며
“한국의 10대 코스를 넘어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을 위한 명문 골프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맹녕(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골프칼럼니스트 )
골퍼의 마음은 몇 시일까. 만추의 단풍과 함께 저물어가는 골프 시즌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