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박수받지못한‘우리’들의총재…

입력 2008-04-0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상우총재,목동구장참석‘분위기썰렁’
제8구단 우리 히어로즈의 홈 개막전이 열린 1일 목동구장. 난산에 난산을 거듭한 제8구단의 홈 개막전을 축하해주기 위해 여러 내외빈이 구장을 찾았다. 그 중 한 사람이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경기 시작 30분전쯤 기자실을 찾은 신 총재는 “목동에 야구 불 좀 붙게 많이들 좀 도와주세요”라는 상투적인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자리를 잡고 있던 기자들은 신 총재의 방문을 그저 곁눈질로 흘렸고, 신 총재도 곧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거 KBO 총재가 기자실에 들르면 취재진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곤 했다. 야구계의 수장이 방문한 만큼 기자들도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답례했다. 신 총재가 인기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수년새 기자들이 최소한의 예의범절마저 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날 신 총재가 방문한 기자실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리고 신 총재는 식전행사 때 진행자로부터 소개를 받자 이번에는 빈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잠시 후에는 마이크를 붙잡고 열심히 손동작까지 섞어가며 뭔가를 얘기했다. 그를 맞이한 우리 구단 관계자들이나, 그를 모시고온 KBO 직원들이야 엷은 웃음을 지었지만 유독 꽃바람이 심하게 몰아친 목동구장 관중석의 팬들과 그라운드에 서있던 선수들에게 그 시간은 몹시도 춥고 지루한 듯했다. 굳이 외면하려고 애쓰지 않더라도 홈 플레이트 뒤쪽에 자리 잡은 본부석(귀빈석)에서는 목동구장의 외야 펜스가 훤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좌석수가 많든 적든 관중석이 올려져야 할 펜스 위로는 2008시즌 프로야구의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와 서울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몇 개가 나부끼고 있었다. 우리 구단의 운영주체인 센테니얼이 그토록 목말라하는 펜스 광고도 듬성듬성 4개 업체의 것만 눈에 띄었다. 그동안 현대 유니콘스를 대신할 새 회원사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신 총재는 야구계에 적잖은 평지풍파를 몰고 왔다. 이날 목동구장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귀빈석에 앉아있었을 그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졌을지…. 혹시 자신이 애써 모셔놓은(?) 우리의 창단 첫 승을 기원하지는 않았을까. 목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