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WBC대표팀마무리출격3경기서5이닝3세이브방어율‘0’
박찬호(35·LA 다저스)가 22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3이닝 2실점으로 1994년 미국 진출 이후 개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100승을 넘어선 ‘선발투수’ 박찬호에게 세이브는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그는 이미 ‘세이브 투수’로 남다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무대는 세계 4강 신화를 연출했던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는 사상 첫 ‘투구수 제한규정’이 적용됐던 이 대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박찬호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했고 이는 보기 좋게 적중했다.박찬호는 3월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라운드 대만과의 1차전에서 서재응∼김병현∼구대성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2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2-0 승리를 매조지,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박찬호의 공식경기 첫 세이브였다.
박찬호는 3차전인 일본전(5일)에서도 3-2로 앞선 9회말 등판,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박찬호의 철벽 마무리에 일본은 그들의 심장인 도쿄에서 한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박찬호의 ‘세이브 행진’은 8강 본선격인 2라운드 1차전 멕시코(13일)전에서도 계속됐다.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전에서 박찬호는 2-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안타 2삼진으로 또다시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3세이브째였다. 박찬호는 2라운드 3차전이었던 일본(16일)전에서는 선발로 전환, 5이님 무실점으로 2-1 승리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1차 예선부터 한국이 6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그는 선발로 한번, 구원으로 세 번 마운드에 올라 3세이브를 챙겼고, 방어율은 0이었다. 선발로 5이닝, 구원으로 5이닝, 총 10이닝 동안 단 한점도 내주지 않았고 ‘박찬호 마무리 카드’는 한국이 세계 4강 신화를 이루는데 큰 힘이 됐다.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만과의 1차전에서도 선발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의 2-0 승리에 일조했다. 세이브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WBC 막강 마무리’의 힘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