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잘고른‘용병가치주’대박났다”

입력 2008-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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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본한화외국인선수성공비결
한화 이글스 통역 이인영 대리(29)는 프로야구계의 소문난 재테크 달인이다. 한화 용병들의 자산을 관리하거나 자문해 줄 정도의 내공을 지니고 있다. 이 대리에게 재테크 비법을 물었더니 “절약해서 종자돈을 마련한 다음에 저평가 가치주에 장기투자하라”는 교과서적 답변이 돌아왔다. 이 대리는 2004년 5월 시즌 중 한화 통역으로 채용됐다. 이후 4년 가까이 통역으로 롱런하며 용병 스카우트까지 직접 관여하고 있다. 해마다 시즌 중 한 차례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마이너리그나 도미니칸리그를 둘러본다. 제이 데이비스, 제이콥 크루즈 그리고 올 시즌의 더그 클락은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다. 특히 클락은 28일까지 타율 0.320, 30득점 8홈런 20타점 7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 득점, 장타율 1위이고, 삼진(12개)보다 볼넷(17개)이 더 많을 정도로 선구안까지 정교하다. 어떻게 해마다 용병 대박을 터뜨리는 지에 대해 이 대리는 특유의 가치 투자법을 적용했다. “일단 다른 구단이 눈 여겨 보지 않는 선수를 골라야 한다. 안 그러면 한국의 다른 구단이나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또 한화만 접촉하게 되면 몸값을 낮추는 이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락만 해도 아무도 거들떠도 안 보던 선수였다고 한다. 아울러 어떤 선수를 뽑아왔느냐 이상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용병 성공의 갈림길이라고 이 대리는 말했다. “한국에 올 수준이면 이미 (데이터나 기술적) 검증은 끝났다. 구단에서 얼마나 편하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느냐가 핵심”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해 김정무 스카우트 팀장 역시 한화 용병의 거듭된 성공비결을 팀 케미스트리에서 찾았다. 김 팀장은 “잘 할 때 보다 못 할 때가 중요하다. 김인식 감독님은 그럴 때에도 똑같이 대해준다. 그리고 기다려준다”라고 했다. 실제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의 경우, 초반 방화범처럼 불안감을 드리웠지만 한화의 기다림에 보답하며 점차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2004년 이후 한화가 용병을 중도 퇴출한 적은 딱 한 번 뿐이었다. 한화의 용병 스카우트 전략은 ‘가치주를 골라서 기다리라’는 워렌 버핏의 투자법을 연상시킨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지킬 수 없는 원칙이다. 그러니까 버핏이 더 돋보이는 것이겠지만.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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