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꿰찬두산김재호,죽어도‘방긋’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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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복이 온다더니….’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면 김민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웃는다. 애써 잡은 땅볼을 악송구하면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럽게 웃는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올려도 웃고, 변화구에 꼼짝없이 속아 삼진을 당해도 웃는다. 잘 해도 웃고 못 해도 웃다가 ‘스마일맨’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두산 내야수 김재호(23) 얘기다. 우리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6일 목동구장. 김재호는 ‘왜 그렇게 자주 웃느냐’는 질문을 받자 “제가 원래 웃음이 많아서…”라며 배시시 웃었다. 안 그래도 TV 중계화면에 잡힌 김재호가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가족과 친구들조차 타박하곤 했단다. 곁을 지나치던 고참 안경현도 “또 웃네, 또 웃어”라며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걸 어쩌랴. 데뷔 이후 가장 살 맛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말이다.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2년간 임무는 대수비 요원. 2004년 9타수 무안타, 2005년 27타수 6안타가 성적의 전부다. 그런데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올해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 벌써 10경기째 선발 출장. 김경문 감독도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는 선수다. 어엿한 우리 팀 주전”이라며 흐뭇해했다. 최근에는 방망이도 잘 맞는다. 신나게 웃으면서 야구하는 덕분이다. 3일과 4일 잠실 LG전 연속 3루타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김재호는 이날 4회 2사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더니 5-5로 맞선 8회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결승점까지 뽑았다. “기회를 놓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던 김재호가 또 한번 활짝 웃었다.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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