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윤석민,‘카네이션투’V4바칩니다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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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말썽꾸러기였고 부모님 속을 많이 썩혔는데 이제부터는 효도하겠습니다.” KIA의 ‘영 에이스’ 윤석민(22)이 최하위에 처진 팀에 희망의 공을 던졌고, 부모에게는 효도의 카네이션을 달았다. 윤석민은 8일 어버이날에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사사구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은 채 4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승째(3패). 팀 승리(11승)의 3분의 1 이상이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방어율은 종전 2.96에서 2.59로 더욱 낮췄다. KIA는 전날 조범현 감독이 삭발을 단행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했는데 전날 이범석, 이날 윤석민의 호투로 사자를 잡고 올 시즌 팀의 ‘최다연승 타이인 2연승’을 기록,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윤석민은 이날이 어버이날이었지만 구리에 사는 부모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경기 전에 전화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에 전화 드리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집에서 TV를 통해 지켜보고 계실 부모를 생각하면서 공을 뿌렸다. 그는 이날 승리 후 “어릴 때 야구를 두 차례나 그만두겠다며 고집을 피워 부모님이 무척 속상해하셨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구리초등학교에서 인창중학교로 올라갔을 때였다. 자신이 선택해 야구를 시작했지만 중학교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자 야구를 포기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그리고 구리인창고 1학년 때 성남 야탑고로 전학가는 과정에서 8개월 동안 야구를 쉬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자 또 야구를 포기하려고 했다. “그때마다 부모님이 저를 잘 타이르시면서 야구를 했는데 야탑고 시절부터 부모님께 야구로 행복하게 해 드렸던 것 같아요” 윤석민은 지난해 외로운 에이스였다. 7승 18패.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면 20패 투수가 될 뻔할 정도로 지독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약한 팀타선은 그가 등판하면 더더욱 침묵에 빠지면서 호투하고도 승리 대신 패전의 멍에를 쓰는 일이 허다했다. KIA팬들은 동안의 그에게 ‘석민 어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지만 ‘석민 어린이’는 패배의 숫자가 늘어갈수록 가슴에 멍이 들었다. 올해도 호투하고도 승리를 날린 날이 많았다. 이날까지 8차례 등판해 7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승수가 적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보다 타선 지원이 좋아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말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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