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영건’김광현·정우람“방학끝…숙제검사고민”

입력 2008-1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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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과 정우람이 글러브를 갖고 와이키키로 간 사연은? SK 이홍범 트레이닝 코치는 김광현(20) 얘기만 꺼내면 하소연부터 쏟아낸다. 바깥에선 연말 김광현을 맨투맨 관리한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괴리가 있어서다. 이 코치는 “야구 못하면 그런 일정이 생기나요?”란 말로 불편함을 내비쳤지만 줄을 이은 행사에, 인터뷰에 녹초가 돼 숙소로 돌아오는 김광현을 바라보면 마음이 약해져 훈련을 건너뛰기가 일쑤였다. ‘예쁜 자식 매 한 번 더 드는’ 김성근 감독처럼 모질기가 쉽지 않았다. 베테랑이나 타자는 쉰 다음에도 비교적 빨리 몸을 만들 수 있지만 김광현 등 어린 투수들은 연말 분위기에 휘둘릴까 걱정이다. 이에 이 코치는 귀국하는 대로 문학구장에서 근력과 달리기 등 하체강화훈련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김광현의 경우 근육이 풀어져 1월 일본 전지훈련부터 따라잡기 힘들 수 있어서다. 특히 이 코치의 눈에 밟히는 투수는 다승왕 김광현과 홀드왕 정우람(23), 두 영건 좌완이다. 오죽하면 와이키키 해변에 가서 달리기라도 하고, 캐치볼이라도 하라고 글러브와 야구공을 따로 챙기란 고육지책까지 지시했다. 휴식기인 12월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게 상례지만 SK는 이미 김성근 감독이 지옥캠프를 선포한 상태다. 때문에 김 감독을 잘 아는 베테랑들은 시키지 않아도 문학구장에 나와 개인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취된 면도 있고, 특히 김광현은 일정상 훈련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실제 김광현은 “하와이라도 가서 훈련해야겠다”고 주변에 푸념하는 등 나름 위기의식을 비치고 있다. 이 코치가 선수별 훈련프로그램을 줬기에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방심할 수 없다. 이런 김광현에 대해 김 감독은 하와이에서도 아무 말 안하고 있다. 김 감독 특유의 ‘무언의 압박’이다. 16일 하와이로 우승여행을 떠난 SK 주력 선수단은 20일 밤 귀국 예정이다. 21일부터 바로 문학구장에 나와 이 코치의 ‘숙제검사’를 받아야 할 김광현과 정우람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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