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김민성만루포첫경험“역전2루타는덤이죠”

입력 2009-05-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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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3년차에첫홈런이그랜드슬램…4타수3안타6타점팡팡
난세에 영웅이 나타났다. 그 이름은 스물한 살의 ‘소년 거인’ 김민성(21)이다.

롯데 김민성은 14일 사직 삼성전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순간을 만들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꼴찌로 추락해 있던 부산 갈매기도 그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김민성은 이날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해 생애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데 이어 전세를 뒤집는 결승 2타점 2루타까지 작렬하며 단숨에 부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4타수 3안타에 무려 6타점. 3루타만 터졌으면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할 뻔했다.

1-1 동점이던 4회말. 1사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등장한 그는 삼성 선발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프로데뷔 3년 만에 처음 기록한 홈런이 만루포로 연결된 것. 롯데는 단숨에 5-1 리드를 잡으면서 승기를 움켜쥐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는 5회와 6회 2점씩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한 뒤 7회 양준혁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5-6으로 역전당하고 말았다. 사직구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냉각됐다.

여기서 다시 김민성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8회말 1사 2,3루. 상대는 홍성흔을 고의4구로 내보내면서 만루를 채운 뒤 특급소방수 오승환을 내세웠다.

김민성은 볼카운트 2-2로 몰리고도 직구를 노려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3루주자와 2루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1루주자 홍성흔도 홈까지 파고들다 태그아웃됐지만 7-6 역전. 그리고 박기혁의 우중간 적시타에 그는 홈까지 뛰어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김민성은 2007년 덕수고를 졸업하면서 2차 2순위로 입단한 3년생 내야수. 지난해까지 주로 2군에 머물렀고, 1군에서 뛴 것도 총 21경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수비능력 하나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2군에서 4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포구실책은 한 개도 없었다.

다만 어깨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

2006년 마무리훈련 때 한달간 인스트럭터로 롯데를 지도한 LA 다저스 더블A 감독 존 슈메이커는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그를 두고 “알렉스 로드리게스 같은 선수가 될 것이다”며 극찬할 정도로 재능은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올 시즌 개막 때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됐던 그는 주장 조성환이 다치면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날 2루수로 나서 일을 냈다.

김민성은 “조성환 선배가 조만간 그라운드로 돌아올 것 같으니까 그 때까지 자리를 잘 지키겠다. 조성환 선배가 돌아올 때까지 뭔가를 보여줘 다른 자리에서도 자주 기용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앳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직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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