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질투수가없어”…조범현감독의엄살

입력 2009-05-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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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몰라서 하는 말이지 사실은 투수가 없다니까.”

18일까지 KIA의 팀 방어율은 3.38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여기저기서 ‘최강 선발진’ ‘막강 마운드’라고 부러워한다. 그러나 정작 조범현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19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자신의 방에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던 조 감독은 선수 명단이 적혀 있는 상황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누구를 넣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구톰슨 로페즈 두 용병에 양현종 곽정철 등 선발 투수가 네명 밖에 없는데, 누구로 빈자리를 채워야하느냐는 농담이었다.

앞선 네명에 윤석민, 서재응까지 시즌 초반 6선발 체제를 운영했던 KIA지만 마무리 한기주의 불안으로 윤석민이 불펜으로 돌아선지 오래고, 팔꿈치가 좋지 않은 서재응도 전력에서 이탈한지 열흘이 넘었다. 또 다른 선발 요원인 이범석 역시 팔꿈치가 좋지 않아 18일 2군으로 내려갔다.

조 감독은 “지난해 시즌 끝나고 용병 한명을 야수로 데려올까 고민했었는데, 그렇게 했으면 지금 큰일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서재응은 6월에야 돌아올 수 있고, 한기주는 이번 주 2군에서 등판 예정이 있지만 마운드에 언제 숨통이 트일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리 통증과 팔꿈치 인대가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간 한기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기주가 선발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힌 조 감독은 “오늘 아침 트레이너를 불러 기주 팔꿈치 상태가 선발로 뛰어도 되는지 정확히 판단하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인대쪽에 고질적인 통증을 안고 있는 한기주가 많은 볼을 한번에 던지다 혹시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한기주는 수년째 팔꿈치 통증을 안고 살았는데, 정도가 심하지 않아 마무리 등판 후 휴식을 취하면 괜찮지만 한꺼번에 많은 볼을 던지면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조 감독은 “팀 입장에서 최선의 방안은 한기주가 예전 ‘마무리 에이스’로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 그래야 석민이도 선발로 다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기주가 부담감이나 그런 것 때문에 선발을 원한다면 그렇게 돌려줄 용의도 있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먼저 몸이 받쳐주는냐 아니냐가 제일 중요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투수만 있으면 뭐 좀 해 보겠는데 영 투수가 없어”라며 고민을 늘어놓는 한화 김인식 감독 못지 않게 ‘투수왕국’을 운영하고 있는 조 감독의 머릿 속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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