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피에스타] “언더독 키움, 파티 즐기러 가자!” 나이트 코치의 메시지

입력 2019-10-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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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코치 나이트.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PS) 마운드 운용은 KBO리그의 트렌드에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선발투수의 교체 시점을 극단적으로 당긴 변칙 운영은 물론, 불펜투수의 아웃카운트 분배도 기존의 ‘1이닝 위주’를 깼다. 장정석 감독의 이러한 파격에는 든든한 조력자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44)의 공이 숨어있다.

현역 시절 2009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KBO리그 무대를 밟은 나이트 코치는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했다. KBO리그 6년 통산 128경기에서 48승38패, 평균자책점(ERA) 3.84를 기록하며 준수한 ‘장수 외인 투수’로 남았다. 은퇴 후 SK 와이번스의 스카우트로 변신한 그는 2016시즌에 앞서 화성 히어로즈(2군) 총괄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7시즌 중반 1군 투수코치로 승격했다.

나이트 코치의 강점은 선수의 장점 극대화다. 유망주들이 많은 키움의 특성을 감안할 때 최적의 카드다. 올해 이승호(20), 안우진(20), 최원태(22), 김성민(25), 조상우(25) 등 영건들의 잠재력을 만개시킨 것도 그의 역할이 크다. 젊은 선수들은 그에게 격의 없이 장난을 친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나이트 코치님이 매번 ‘파티 즐기러 가자’고 하신다. 이제는 내가 먼저 코치님께 ‘오늘도 파티 한 번 열고 오겠습니다’라고 한다. 그만큼 신뢰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나이트 코치는 PS를 앞두고 투수조 미팅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는 늘 언더독임을 잊지 말아라”는 얘기다. 키움은 정규시즌 최저 관중 팀이다. 올 PS에서도 그 탓에 스탠드에 빈 자리가 보인다. 타 구단에 비해 팬덤이 작다. 나이트 코치는 “매 경기 원정 경기의 느낌이 날 수도 있다. 그럴 때일수록 ‘그럼에도 우리를 찾아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더독의 반란을 그들에게 선물하자”는 말로 투수진을 한 데 묶었다.

그의 커리어 전체에 우승 경험은 단 한 번, 일본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시절인 2003년이다. 그해 입단해 신인왕에 올랐던 와다 쓰요시가 재팬시리즈 7차전에서 완투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나이트 코치는 “모두가 와다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젊은 투수가 많다. 이들이 힘을 합친다면 와다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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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의 암흑기, 고독한 에이스였던 나이트 코치는 이제 르네상스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처음 히어로즈 코치로 돌아왔을 때 유학 후 친정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선수 시절 함께 했던 박병호, 김상수, 오주원 등이 격하게 반겨줬다”며 “히어로즈의 어려움을 겪은 일원으로서 지금의 성장이 뿌듯하다”며 뭉클함을 대신했다.

끝으로 PS에서 선전 중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한참을 머쓱해 하던 그는 옅은 미소와 함께 진심을 남겼다.

“언더독의 반란이 플레이오프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직접 표현하기엔 민망해서 말을 아껴왔는데, 누구보다 투수들이 자랑스럽다. 매 순간 고맙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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