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73년생4인방의운명은?

입력 2008-01-11 10: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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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특급’ 박찬호가 친정팀 LA 다저스에 복귀하면서 소속팀 LA 다저스에 대한 관심도 예전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저스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처음으로 계약을 맺은 팀. 한국인 선수가 최초로 입단한 팀인데다 박찬호가 이곳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기 때문에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친정팀이나 다름없다. 이런 다저스에는 올스타 경력이 있는 4명의 73년생 선수가 있다. 박찬호, 데릭 로우, 노마 가르시아파라, 제이슨 슈미트가 1973년에 태어난 선수들. 4선수 모두 화려한 선수 경력을 갖고 있으며 전성기 시절 팀의 에이스와 중심타자로 활약한 바 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 들면서 4선수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성기 시절 1000만 달러가 넘는 몸값과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것과 달리 지금은 주전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초라한 위치에 놓였다. 다가올 2008시즌에 특급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찬호-야구인생 ‘마지막 승부’ 4명의 선수 중 가장 절박한 위치에 놓인 선수는 박찬호. 전성기 시절 다저스에서 눈부신 피칭을 자랑했던 박찬호는 지난 몇 년 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마이너리그 유니폼을 입는 날이 더 많아졌고, 젊은 선수들에 밀려 빅 리그 진입 기회도 쉽게 얻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박찬호로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남은 야구인생을 걸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는 더 이상 박찬호가 빅리그로서의 가치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국내 복귀나 은퇴를 고려할 수밖에 없으며, 화려했던 빅 리그 생활도 끝나게 될 것이다. 개막전 로스터에 진입했다고 해서 안심해서도 안 된다. 4명의 선수 중 가장 어려운 여건에 있는 만큼 붙박이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시즌이 끝날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록으로는 최소 두자릿수 승리를 거둬야 할 것이다. ●노마 가르시아파라-다시 날고 싶은 ‘스파이더맨’ 보스턴 시절 가르시아아파라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데릭 지터와 함께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고 정확한 타격과 강한 송구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거침없이 질주하던 가르시아파라도 2004년 컵스로 팀을 옮기면서 야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즐길 수 없었으며 이 때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했다. 또 자신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나 1루수로 뛰는 경기가 많아졌다. 2006년부터는 유격수로 출전한 경기가 없을 정도. 보스턴 시절 멋진 글러브질과 다이내믹한 송구로 스파이더맨으로 불렸던 것을 이젠 다시 보기 쉽지 않다. 입지가 좁아졌더고 하더라도 일단 주전으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몸값에서 다른 선수들에 앞선데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기 때문. 그렇지만 다저스가 자랑하는 유망주 앤디 라로쉬와 제임스 로니가 코너인필드에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어 시즌 내내 주전으로 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스파이더맨이 다시 비상하기 위해서는 보스턴 시절에 보여준 폭발적인 배트 스피드와 뛰어난 클러치능력이 살아나야 할 것이다. ●제이슨 슈미트 – 다저스의 키플레이어 ‘호빵맨’ ‘호빵맨’ 슈미트에게도 2008시즌은 중요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올라섰던 슈미트는 2007시즌 부상으로 1승(4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오프 시즌 다저스가 꿈꿨던 우승 시나리오가 슈미트의 시즌 아웃과 함께 수포로 돌아간 것. 슈미트가 부활하지 못한다면 다저스는 2008시즌에도 지구우승을 애리조나나 샌디에고에 내줘야 할 것이다. 슈미트의 부활은 그의 남은 야구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잔부상이 많았던 슈미트는 지난해 시즌의 대부분을 날려버리며 6경기 등판에 그쳤다. 매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잔부상이 결국 큰 부상으로 이어진 것. 때문에 회복여부가 불투명하고,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과거와 같은 강력한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매특허인 98마일 패스트볼과 88마일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지 못한다면 호빵맨이 아닌 평범한 투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호빵맨’ 슈미트가 예전 구위를 회복하고 ‘빵맨’ 브래드 페니가 에이스에 걸맞는 성적을 남긴다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데릭 로우 – 포기할 수 없는 ‘슈퍼에이스’의 꿈 4명의 선수 중 가장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보내고 있는 선수는 데릭 로우다. 보스턴 시절 뛰어난 투구내용을 자랑했던 로우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도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주고 있다. 2005시즌부터 3시즌을 뛰며 거둔 승수는 40. 박찬호, 슈미트, 가르시아파라의 기량 쇠퇴가 빨라지고 있는 반면 로우는 위력적인 싱커를 앞세워 선발투수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로우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에이스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 강력한 싱커와 안정된 제구력이 갖춰져 있고 넓은 다저스타디움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제이크 피비와 로이 오스왈트 같은 특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21승 8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던 2002시즌의 성적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로우가 이번 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겨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2008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2005시즌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터뜨린 대박계약을 다시 한 번 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15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저스 73년생 4인방은 이번 시즌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난 몇 년 동안의 부진을 날려 버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주전 자리를 잃거나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4명의 선수가 마운드와 필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면 다저스는 엄청난 전력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988년 정상 등극 이후 2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이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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