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 탈삼진 2개… 방어율 0.64, 병규 ‘4타수 3안타’ 타율 0.252로
‘윈(Win)-윈(Win)’은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일까. 임창용은 세이브를 추가했고, 이병규는 안타를 하나 추가했다. 일부러 맞혀줬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의 페이스가 거칠 것이 없다. 또 다시 무실점으로 시즌 11세이브에 성공했다. 2사 후 만난 이병규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져 안타를 맞았지만 다른 타자들은 완벽하게 처리했다. 속내야 모르겠지만 이병규에게 ‘타율 관리’를 하라며 손쉬운 승부를 한 듯한 느낌이다.
임창용은 13일 진구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홈 경기에서 4-1로 앞선 9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매조지, 시즌 11세이브에 성공했다. 4타자를 상대로 21개의 볼을 던져 1안타를 맞았을 뿐이다. 최고 구속은 154㎞를 찍었고 시즌 방어율은 0.64로 더 떨어졌다.
첫 타자 5번 와다 쓰요시와의 승부. 슬라이더로만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볼 카운트 2-1에서 들어온 시속 133km 슬라이더에 와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6번 나카무라 노리히로와의 승부는 진땀이 났다. 9구까지 가는 접전, 나카무라는 직구에 슬라이더를 섞어 승부한 임창용의 볼을 커트 하며 힘들게 했지만 승자는 또 다시 임창용이었다. 151km의 직구로 볼카운트 2-2에서 또다시 헛스윙 삼진을 유도.
그리고 7번 이병규를 만났다. 3점차 여유에 투아웃까지 잡아서인지 일부러 맞혀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146km의 한가운데 직구를 뿌렸고 이병규는 기다렸다는 듯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지난달 25일 이병규와의 첫 만남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임창용은 이어진 2사 1루서 다니시게 모노토부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고 게임은 그대로 끝이 났다.
임창용에 1안타를 뽑는 등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이병규는 다시 7번으로 내려간 아쉬움을 털어내며 타율을 0.252로 끌어올렸다.
임창용의 11세이브는 한국인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세이브 공동 2위. 선동열(주니치)은 96년 첫해 3세이브에 그친 뒤 97년 개인 최다인 38세이브를 기록했다. 요미우리 조성민도 입단 2년째인 97년 11세이브를 기록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