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박찬호(35·사진)에게 ‘사이토 불똥’이 떨어질 판이다.
마무리 사이토 다카시가 MRI 촬영 결과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늘어난 것으로 판명돼 최소 6주간 결장할 것으로 예상돼 다저스의 불펜 보직 변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당장 19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원정부터 셋업맨이었던 조너선 브록스톤을 마무리로 기용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브록스톤이 맡았던 8회 셋업맨 보직. 좌완 궈홍즈와 우완 박찬호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콜레티 단장과 조 토리 감독은 둘 가운데 한명을 셋업맨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궈홍즈와 박찬호 모두 롱맨으로서 올 전반기에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다만 두 투수 모두 부상 염려가 있다. 셋업맨으로 보직이 확정될 경우에는 등판이 현재보다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토리 감독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궈홍즈와 박찬호를 초반에 롱맨으로 기용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롱맨은 등판간격을 종잡을 수 없지만 1주일에 2회 이상은 나서지 않는다.
올스타 휴식기를 맞은 다저스는 아직 셋업맨을 정하지 않았다. 궈홍즈, 박찬호 외에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인 조 바이멀도 셋업맨 물망에 올라있다. 현재 3승1패, 방어율 1.69를 기록하고 있는 궈홍즈가 셋업맨으로 굳어질 경우에는 4승2패1세이브, 방어율 2.63의 박찬호가 롱맨으로 원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박찬호는 후반기 2번째 시리즈인 지구 라이벌 콜로라도전 선발등판(22일 예정)을 이미 전반기 막판 통보 받았다. 그러나 사이토의 부상 결장으로 선발이 확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펜 보직이 변경된 뒤 더블A에 있는 루키 클레이튼 커쇼의 빅리그 선발 복귀도 예상되고 있다.
올시즌 롱맨으로 출발한 박찬호는 불펜투수보다 선발로서 구위와 내용이 좋았지만 팀이 원한다면 셋업맨도 괜찮을 듯하다. 문제는 셋업맨으로 계속 기용될 경우 선발복귀 기회는 차츰 줄어든다는 점. 박찬호는 역시 선발체질이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