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유니폼을 입은 한 소녀가 농구공을 든 채 무대에 섰다. 소녀는 ‘거위의 꿈’을 부르기 시작했다.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흰 옷을 입은 또래들이 어느새 하나둘씩 곁에 모였다. 홀로 부르던 노래는 어느새 합창으로 바뀌어 있었다.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마련한 ‘WKBL 유소녀 지원사업 선포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WKBL이 꿈꾸는 여자 농구의 10년 후를 그대로 표현한 듯 했다.
WKBL은 ‘여자농구의 저변 확대와 여자농구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위해’ 유소녀 지원 사업을 출범시켰다. ‘유소년’에서 일부러 ‘ㄴ’ 받침을 뗐다.
슬로건은 ‘유어 W 드림(Your W dream)’. 선수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농구 캠프(W Camp)’ ‘방과 후 농구 교실(W School)’, ‘유소녀 클럽 대회(W Champs)’로 구성된다.
WKBL은 언론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날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출정식’을 겸했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유소녀 선수들과 짝지어 입장하는 모습에 박수가 쏟아졌다.
김원길 WKBL 총재는 “8년 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는 게 진짜 목표”라고 했다. 또 “제 7구단을 출범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