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이대성의 FA 협상에서 드러난 조력자와 대리인 제도 정비의 필요성

입력 2020-05-20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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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고양 오리온과 FA 계약을 체결한 이대성이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대성이 FA 계약 과정과 입단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BL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자율협상에선 29명이 계약했다. 은퇴한 4명을 제외한 18명이 다시 행선지를 찾아 나섰지만 KBL에 접수된 FA 영입의향서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18명은 원 소속구단으로 돌아가 마지막 기회를 엿보고 있다.

자율협상 기간 중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이대성이 조력자와 함께 구단 관계자들을 만난다는 루머였다. 조력자 혼자 구단사무실을 방문한 적도 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에이전트라 단정할 순 없었다. 에이전트 역할은 KBL에 등록한 사람만 가능한데, 등록된 국내선수 에이전트는 1명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대성이 에이전트를 선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증폭됐다.

이대성은 고양 오리온과 FA 계약을 마친 뒤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력자 관련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도와주신 형이 있었다. 같이 협상했고, 자리에 동행했다. 가족처럼 생각하는 분이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KBL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에이전트는 아니다. 좋은 선택을 하게끔 도와줬다”고 답했다.

이대성의 설명은 논란을 부채질할 수 있었다. “같이 협상했다”는 대목이다. KBL 규약을 보면 ‘위임받은 에이전트를 제외하고는 어떤 사람도 대리인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으며 직·간접적으로 선수계약 협의에 관여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총재가 적절한 제재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 위반이 의심될 만한 발언이었다.

20일 이대성에게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구단과의 구체적인 협상은 내가 직접 했다. 기자회견 때 말하면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확실히 에이전트는 아니라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KBL 규정을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그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은 협상에 동석이 가능하다’라고 알고 있었다. “FA 설명회에서는 에이전트와 관련된 규정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선수가 KBL 규약을 잘못 인지해 벌어진 일이었다.

구단들도 문제였다. FA 협상 테이블을 꾸리면서 선수가 에이전트가 아닌 조력자와 함께 나오도록 받아준 것이다. 아울러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도 방관하고, FA 설명회에서 에이전트와 관련된 규정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KBL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에이전트 제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KBL 국내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규정을 보면 에이전트는 얼마든 선임이 가능하다. 단, KBL에 등록된 자여야 한다. 일각에선 에이전트 제도 또한 더 명확히 손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래야 시장질서가 흐트러지지 않고, 불법 에이전트 선임으로 피해를 보는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늦었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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