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모르는거야. 5~6월이나 되어 봐야 알지." 시즌 초반 기분좋은 무패행진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50)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습이다. 2009 K-리그 초반 판도는 예년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2005년부터 4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광주상무(4승1패 승점 12)가 지난해 승수(2승)의 두 배를 챙기며 단독 1위에 올라있고, 전북(3승2무 승점 11. 2위)을 비롯해 강원FC(2승2무1패 승점 8. 3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수원삼성(1승1무3패 승점 4)은 12위로 처져 있고, 준우승팀 FC서울은(2승1무2패 승점 7)은 4위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스틸러스와의 리그 6라운드를 앞두고 "기존 상위권 팀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힘을 덜 받는 것 뿐"이라며 현재 구도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5~6월이 되면 대략 순위표가 정리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그 시점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최 감독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올 시즌 영입한 이동국(30)이 일찌감치 골을 터뜨리며 감각을 찾았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불이 붙은 최태욱(28)의 기세는 올해도 식을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을 영입할 때 만류하던 사람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동국이의 골이 터지며 감각을 되찾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고 흡족해했다. 지난해 정신력 강화를 위해 잦은 면담과 편지로 뜻을 전달해야 했던 최태욱에 대해서도 "이제는 더이상 내가 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요즘은 축구화를 신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고 웃어보였다. 에닝요(24) 영입 이후 위기 의식을 느끼며 욕심을 부렸던 루이스(28)까지 최근에는 마음을 고쳐먹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등,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선수들의 활약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최 감독이 상위권 유지를 위한 관건으로 보고 있는 점은 ´전력의 기복´이다. 전북은 포항전에서 전반전 내내 수세에 몰리다가 김기동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다행히 후반 11분 루이스의 동점골이 터져 주며 제 흐름을 찾았지만, 최근 전북이 펼친 경기들에 비해 분명히 만족스럽지 못한 내용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수비라인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고,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기복이 존재하고 있다"며 "정상권에서 다른 팀들과 싸운다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오늘 드러난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라톤과 같은 리그의 출발선을 힘차게 뛰어나가 상위권 그룹을 형성한 전북에 이날 포항전의 내용과 결과는 페이스 유지를 위한 좋은 교훈을 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전북이 포항을 상대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상위권 유지라는 1차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포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