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16강전 앞둔 클린스만호, ‘가시밭길’ 토너먼트에 접어들었다

입력 2024-01-28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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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에 과거 아시안컵 토너먼트는 ‘가시밭길’이었다. 조별리그를 졸전으로 마친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16강전 상대가 숙적 사우디아라비아라 우려가 더욱 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4년만의 우승’을 자신하며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승을 기대할 만한 요소는 많았다. 손흥민(32·토트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베테랑들이 건재한 데다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까지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히면서 “이번이 아시안컵 우승 적기”라는 평까지 나왔다.

그러나 조별리그를 마친 지금 기대보다는 실망이 더 크다. 바레인(3-1 승)~요르단(2-2 무)~말레이시아(3-3 무)를 상대로 잇달아 졸전을 펼쳤고, 3경기 모두 주전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체력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아시안컵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단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다. 초대 대회였던 1956년 홍콩대회와 안방에서 개최된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이 ‘유이’한데, 이 대회들 모두 조별리그 성적만으로 우승국을 가렸다.

눈물로 점철된 한국의 ‘아시안컵 도전기’는 역사가 말해준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했고, 체력문제까지 겹치면서 고배를 마신 경우가 다반사였다. 체력에 발목을 잡힌 대표적 대회는 2000년 레바논대회, 2007년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대회, 2011년 카타르대회다. 한국은 이 3개 대회 모두 4강에서 사우디, 이라크, 일본을 넘지 못해 좌절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대회 모두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지 못했고, 공히 이란과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면서 경기력이 바닥났다. 지금 ‘클린스만호’가 마주한 상황과 비슷하다.

클린스만호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알라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사우디와 대회 16강전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오전훈련만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토너먼트 일정에 맞춰 오후훈련을 실시하기로 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개최지의 특성상 중동 팬들의 응원 공세도 적지 않은 부담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는 만큼, 여러분도 우리를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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