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감독 방패 뒤에 숨기만 하는 대한축구협회, 선제적-능동적 쇄신이 필요하다!

입력 2024-02-18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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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근 1년간 한국축구는 송두리째 흔들려왔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후임을 물색했다. 최선의 감독 선임을 위해 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협회는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은 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을 지난해 3월 대표팀 사령탑에 앉혔다.

결과적으로 ‘클린스만호’는 1년 만에 좌초됐다.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는 ‘황금세대’로 불릴 만큼 화려한 전력을 꾸리고도 단조로운 공격 패턴, 불안한 수비력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결국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의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망신을 샀다. 선임 과정부터 축구팬들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했던 협회의 ‘클린스만 프로젝트’는 실패작으로 귀결됐다.

대표팀 내 다툼도 불거졌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데일리 메일 등이 요르단전 전날(6일)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몸싸움을 벌였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축구팬들은 물론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황당하게도 협회는 대표팀 내분 사태를 곧바로 인정했다. 이후 구체적 정황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은 없었다. 선수들을 보호해야할 협회가 오히려 선수단 내부 문제를 공론화했다.

개운치 않았던 감독 선임 과정과 아시안컵 실패, 그리고 전례 없는 선수단 내분은 모두 협회가 책임져야 할 사안들이다. 하지만 16일 모습을 드러낸 정몽규 협회장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사유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뒤 선수단 불화에 대해선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일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감독과 선수를 방패로 삼아 뒤로 숨은 꼴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지만, 아직 협회의 책임을 묻는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축구팬들은 대한축구협회와 수장의 ‘수동적 반응’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원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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