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 이강인, 용서한 손흥민…‘탁구 게이트’ 일단락됐지만, 곱씹어야할 대표팀 다툼

입력 2024-02-21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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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손흥민 인스타그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은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손흥민(32·토트넘)은 그를 끌어안았다. 14일(한국시간) 더 선,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의 폭로로 촉발된 축구국가대표팀 내분 사태는 이로써 일단락됐다.

후배가 용기를 냈다. 이강인은 직접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다. 이어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돌이켜 생각해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이어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사과를 전했다.

손흥민도 후배를 끌어안았다. 이강인의 사과문이 공개된 직후 손흥민 역시 SNS로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다.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부탁드린다”는 글과 함께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주일 가까이 한국축구는 대표팀 내분사태로 홍역을 앓았다. 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 전날(6일) 대표팀 식사자리에서 이강인을 비롯한 몇몇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먼저 자리를 뜬 것이 화근이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언쟁이 벌어졌고,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축구국가대표팀, 그것도 핵심선수들의 충돌에 대중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강인은 여론의 비판을 직격으로 맞았고, 광고주들마저 그의 흔적을 지우는 등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이강인의 반성과 사과, 손흥민의 용서로 그간의 경직됐던 분위기가 조금은 수그러들게 됐다. 팬들도 둘의 화해를 반겼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대표팀에서 끊이질 않는 세대간 갈등 문제는 다시 한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들어 출생년도, 출신 등이 같은 선수들이 세력을 만들어 불필요한 기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가 계속됐다. 물론 집단 내에서 갈등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이를 사전에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처럼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주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표팀에서도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현기 스포츠동아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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