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한국배구연맹총재“변화만이살길!…프로배구PS확대”

입력 2009-06-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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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KOVO(한국배구연맹) 총재가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 1년간 한국배구연맹을 이끈 소감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내일취임1주년한국배구연맹이동호총재…살아난배구붐명품승부로이을것
그는 유난히 ‘행복’을 강조했다. 스포츠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선수나 구단 등 배구인들은 물론이고 팬들이 즐거움을 찾고, 그 덕분에 행복해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학창 시절 야구동아리 활동,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초대 사장,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전국야구연합회장 등 스포츠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스포츠를 통한 행복 찾기는 그의 주요 관심사였다. 한국배구연맹 이동호(51) 총재가 7월1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프로배구 활성화와 마케팅을 통한 재정 자립을 강조했던 그는 “관중들도 많이 늘었고, 팬들도 좋아했던 것 같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26일 오전 스포츠동아와 인터뷰 시간에 약간 늦게 나타난 이 총재는 임태희 대한배구협회장을 만나고 왔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 총재는 “여자프로팀 창단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적당한 기업체를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경기가 안 좋아 쉽지는 않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8월 올스타전이 끝난 후 장충동 족발집에서 원로 분들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무척 좋아하시더라. 배구 붐이 일어났다고 반기면서, 특히 배구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장충체육관에 팬들이 몰려든 데 대해 들떠 있었다. 배구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기분 좋았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여러 면에서 탄력을 받지 못한 점이다. 예를 들어 여자신생팀 창단이라든가, 더 좋은 조건으로 타이틀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는 등 배구발전을 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취임 당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는데

“연맹사무국에 마케팅전담부서를 구성하고 역량을 집중시켰다. 연간 30만명 관중 목표를 달성했다. V리그 27만8000여명을 비롯해 KOVO컵 및 한일탑매치 2만5000명까지 30만명을 넘어섰다. 사업수입도 약 64억원을 달성해 전년시즌 대비 45.3%% 증가했다. 더불어 경비도 최대한 아껴 15억 원 정도의 흑자가 발생해 연맹의 재정자립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지난 시즌 배구장은 많이 갔는지

“5개 연고지 체육관과 중립경기, 포스트시즌 등 모두 10여 차례 관전했다.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은 솔직히 ‘배구가 정말 재미있구나’는 점이다. 강력한 스파이크에서 터져 나오는 파열음 등은 중계방송으로는 전혀 맛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프로와 아마가 손을 맞잡아야 배구가 발전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구체적인 노력이나 실천 방안을 갖고 있는지

“배구발전에 프로와 아마가 따로 있을 수 없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남자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땄을 때, 그해 시즌에 배구팬들이 보여준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다른 종목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가경쟁력 강화가 국내리그 발전으로 바로 연결된다고 본다. 예전의 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우선 대표팀 선발과 훈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또 아마배구발전을 위해 대한배구협회에 연 3억원을 지원하는 등 토토수익금 거의 전액에 가까운 7억원을 초중고대학 등 배구저변 발전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필요한 곳이면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최근 남자부의 FA제도 때문에 홍역을 앓았는데, 완전 해결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FA제도에 대해서는 2006년 4월부터 논의를 해온 사항이다. 구단들과 합의도 다 된 사항이고. 구단과 선수들이 협의를 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문제없을 것이다. 의견을 합치해서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한다. 다만, 선수들이 연맹과 상의도 없이 집단행동을 한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연맹과 구단이 제도시행을 조율해 나가던 도중에 선수들 집단행동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돌변해 안타깝다.”

-KOVO컵이 올해 국제대회로 격상되는데 어떻게 전망하는지

“KOVO컵은 비시즌 동안 비연고지역 팬들의 배구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마련돼 올해로 4번째 대회를 맞는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제클럽팀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국제대회 성격을 띠게 됐다. 남자부는 일본 중국 이란, 여자부는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각 3개국이 초청된다. 우리 프로팀과 외국클럽팀간 수준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다음 시즌 어떤 변화로 팬들을 즐겁게 할 건지

“재미있는 배구, 활기찬 배구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물론 배구가 갖는 고유의 틀을 벗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우선 생각하고 있는 것은 팬들에게 보다 많은 ‘명품경기’를 선보이려 한다. 이를 위해 플레이오프전을 현재의 3전2선승제에서 5전3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은 5전3선승제에서 7전4선승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 정규리그에서 승리 팀에 획일적인 승점을 부여하기보다, 세트스코어별로 차등적인 승점을 부여해 레이스의 묘미를 높이도록 검토하겠다. 즉,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긴 경기와 3-2로 이긴 경기의 승점이 다르다. 지더라도 2-3으로 진 팀은 약간의 승점을 얻게 된다. 이미 이탈리아 리그에서 실시하고 있고, 올해부터 국제배구연맹이 주최하는 월드리그에서 시범 적용하고 있다. 운영결과에 따라 국내리그 적용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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