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또오해영’ 김미경 “취미는 드럼, 호호할머니돼도 두들길 것”

입력 2016-06-15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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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오해영’ ‘화려한 유혹’ ‘용팔이’ ‘힐러’ ‘괜찮아 사랑이야’ ‘상속자들’ ‘주군의 태양’ ‘신의’.....

이 정도면 배우 김미경(53)에게 흥행 부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비록 작품에서 누군가의 아내, 엄마, 조력자 등 주변인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미경은 여전히 변신을 고민하는 연기 경력 31년차의 베테랑 배우다.

“하면 할수록 연기는 어려워요. 수많은 인물들을 만나고 그 인물을 제 안에서 끄집어내는 작업을 하죠. ‘대충 이렇지 않을까?’가 아닌 진심으로 ‘이래야만 해’가 돼야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연기하는 제가 진심을 담아야지만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 많은 인물들의 심정을 헤아리기엔 제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그는 “연달아 비슷한 인물을 연기하면 나태해 질까봐 피하고 있다”며 “극과 극 캐릭터를 좋아한다. 새로운 성향을 만나는 게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고 고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연기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그래서일까? 겉보기엔 비슷한 엄마 역할일 뿐이지만 김미경의 최근작인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 속 최강자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황덕이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최강자가 억세고 극적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이라면 황덕이는 딸 오해영(서현진)의 영원한 지킴이가 돼 주는 현실감 있는 엄마다.

김미경은 “스스로의 모습을 파악해 역할에 투영한다”며 ‘또 오해영’에서 맡은 황덕이 캐릭터와 실제 자신을 비교했다.

“표현의 방법은 모두 다르겠지만 엄마의 마음은 다 같을 거예요. 제 딸에게 물어봤더니 ‘엄마는 내 베스트 프렌드’라고 답하더라고요. ‘엄마가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개그맨 같아서 좋다’고 하네요. 그걸로 저는 만족합니다.”

1985년 연극 ‘한씨연대기’로 데뷔한 김미경은 출산 후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과 육아에 집중했다. 그는 “지금도 전업주부로 남아있다면 우리 가족들이 심심해했을 것”이라고 연기 활동을 적극 응원해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원래는 결혼과 출산 후 다시 무대에 오르리라 계획 했었는데요. 딸을 낳고 태어난 아이와 처음 눈을 맞추는 순간 모든 일을 접었습니다. 그 무엇도 아이보다 소중하지 않았고 엄마 품을 아이한테서 빼앗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제법 성장을 했을 무렵 방송을 다시 시작했죠. 처음에는 일주일에 하루 촬영, 좀 더 자랐을 땐 이틀 촬영,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지금은 다작 하는 연기자가 돼버렸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어떤 역할을 소화하든 자랑스러워 해줘요. 참 고맙습니다. 특히 저의 코믹한 모습이 화면에서 보일 때마다 딸은 열광하죠. 가족들의 응원과 배려가 없다면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에요.”


김미경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젊은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 일상 곳곳을 살피며 경험하고 느끼려고 하는 열린 마음에서 비롯된 기운이다. 김미경은 인스타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인맥, 팬 관리를 한다. 게다가 MBN 드라마 ‘왓츠업’(2011)을 통해 배웠던 드럼 연주를 현재까지 취미로 즐기며 에너지를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tvN 드라마 ‘수퍼대디 열’에 같이 출연했던 이유리가 만들어줬어요. 마침 그때 ‘힐러’ 라는 작품을 막 끝낸 직후여서 사진 몇 장을 올렸는데 국내 시청자 못지않게 외국인들도 호응해주더라고요. 그런 소통이 재미있었어요. 드럼을 연주한지는 햇수로 5년이 됐어요. 시간 나는 대로 연주하고 있죠. 드럼은 호호 할머니가 돼서도 두들길 거 같은데요? (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뽀빠이엔터테인먼트·배우 김미경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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