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뺨친 자세…오승환, 못하는 게 뭐니?

입력 2012-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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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포수를 해도 성공했을 거야.”

27일 대구구장. SK전을 앞두고 삼성 투수들이 3루 덕아웃 앞에 모여 몸을 풀 때였다.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30)은 포수 자세로 앉아서 공을 받더니 재빨리 일어서 원스텝으로 20여m 떨어져 있던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에게 강력한 송구를 했다. 마치 포수가 도루저지를 하는 듯한 자세. 공은 대포알처럼 날아가 김 코치의 글러브에 “퍽!” 소리를 내며 박혔다. 그 모습을 본 다른 투수들은 “전문 포수들이 울고 가겠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정현욱과 안지만 등은 오승환의 자세를 흉내 내기도 했다. 외국인투수 고든도 신기한 듯 오승환을 포수처럼 앉혀놓고 공을 던져주면서 다시 해보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김 코치는 “오승환은 뭘 해도 잘한다”며 “포수를 해도 성공했을 것이다. 시속 150km짜리 송구인데 어떤 주자가 뛰겠느냐”며 웃었다. 옆에 있던 정현욱은 “승환이는 다 잘한다. 제일 못하는 게 투수인데, 투수를 하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렇다면 ‘포수 오승환’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오승환은 “그걸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냐”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중학교 3학년 때 1년간 투수 겸 포수를 본 경험이 있다. 그때 이상하게 상대 주자들이 뛰지 않았던 것 같다”며 빙그레 웃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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